아, 아쉽다.
이 그림보다 훨씬 귀여운데.
우리 하늘이 웃는 얼굴, 아빠 닮은 웃는 얼굴
빨아먹고 싶게 귀여운데.
어두운 새벽, 하늘이 웃는 사진 보며 그림 그리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다.
가슴이 벅차고 뜨겁고 고맙다.
2015. 1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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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예쁜 웃음을 찍은 사진이 있잖아요.
그 사진을 계속 보다가 그려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고
새벽에 일찍 일어나 그렸는데
사진으로 볼 때는 슬쩍 봤던 얼굴을 한 시간, 두 시간, 세 시간
찬찬히 뜯어서 보고 또 보고 있으니
점점 가슴이 벅차오르고 감동인 거예요.
얼굴 살집의 윤곽과 빛깔, 음영, 눈의 표정, 콧구멍, 입술...
너무나 아름다운 내 아이의 얼굴을 그림을 그리면서 비로소 제대로 본 느낌이었어요.
아이들의 얼굴을 그리고 싶어서 그림 학원을 다녔는데
다니길 정말 잘 했다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그리고 있는 것이 좋고 신기해서 더 가슴이 벅찼나봐요.
정말 예쁜데...
왜 이 예쁜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 볼 여유가 잘 안 나는지...
‘이것만 하고 놀아줘야지’,
‘아무것도 안 하고 아이들 옆에서 가만히 있어야지.’ 하면서도
늘 설거지하고 밥 하고 빨래 돌리고
그러다 보면 재울 시간이라 종종 거리면서 씻기고 늑장 부리면 화내고.
왜 이러는 거죠?
이 벗어나기 힘든 집안일과 뒤치다꺼리의 사슬에서 벗어나보겠어요!
벗어날 수 있다! 있다! 있다!
나는 여유롭다! 여유롭다! 여유롭다!
아, 하늘이의 웃음을 들여다보고 있는 지금 이 순간만큼은
정말 여유롭고 행복하네요. 아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