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시댁에 갔더니 내가 홍시를 좋아한다고 대봉을 한 박스나 사주셨다.
가져와 이래 저래 나누고 남은 열 댓 개를 나무 소쿠리에 보기 좋게 늘여놓았는데
바다가 애가 탄다.
"감! 감!" 감을 달라고 울부짖지만 대봉은 3일에 하나 꼴로 익어가니
감이 빨리 익기를 바라는 마음은 바다나 나나 간절하다.
하나가 익어서 "바다야! 감!" 하고 주니 함박웃음을 지으며 두 손으로 받아들고
그 자리에 선 채로 껍질을 핥으며 맛있게 먹어치운 바다.
그 때는 내가 먹고 싶다는 걸 느끼기도 전에 다 먹어버렸지만
볼수록 더 먹고 싶어지는 대봉이다.
바다야, 우리 사이 좋게 반 반 나눠먹자, 응?
2014.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