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곧 돌아올게
내일은 서울로 표현예술치료 공부를 하러 가는 날인데
바다가 자기 전에 신신당부를 한다.
“엄마 내일 절대 가지 마. 절대! 절대! 가면 안돼!”
바다가 내일 아침에 일어나 내가 없다는 걸 알고 엉엉 울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쩌릿쩌릿 아파왔다.
아, 어떡하지...
가긴 가야되는데...
지난 달에는 별 탈 없이 잘 헤어졌는데 최근에 어린이집을 며칠 다니면서
낯선 분위기를 경험하고 엄마랑 조금씩 떨어져야 된다는 이야기도 들으면서
불안감이 올라왔나보다.
바다가 아직 엄마와 떨어져 있는 것을 힘들어해서 어린이집은 안 다니기로 했지만
이런 후유증이 남았다.
고민을 하다가 바다가 아침에 일어나서 볼 수 있는 그림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바다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잘 드러내주는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림을 그리는 동안 미안함, 고마움, 아쉬움, 애틋함 같은 감정들이 왔다 갔다 했다.
바다를 달래는 그림을 그리면서 사실은 나를 달래고 있기도 했다.
언제나, 너의 손을 잡고 너의 눈을 바라보고 너의 마음에 내 마음을 포개며
사랑한다, 고맙다 말하는 엄마이고 싶은데
평소에는 왜 그렇게 많이 화를 내고 다그치는지.
소중한 내 아이.
소중하게 대하고 싶다.
언제나 헤어지기 전 날인 오늘처럼 내 사랑을 어떻게 느끼게 해줄까 고민하고
표현하면서 살고 싶다.
아, 2017년은 소중한 사람을 소중하게 대하면서 살아야지.
다행이다.
고맙다.
하늘이가 자기 그림이 없다고 서운해할까봐 셋이 방방이를 신나게 타는 그림도 하나 그렸다.
사랑한다, 이 녀석들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