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F8728-3.JPG

 

멋을 알아가고 있다. 

 

18개월이 된 바다는 옷장을 뒤져 옷을 입어보고

신발장을 뒤져 신발을 신어보는 걸 아주 좋아한다.

그러더니 맘에 드는 티와 신발을 찾았다.

아쉽게도 티는 작고 신발은 큰데 그걸 자꾸 입고, 신고 나가겠단다.

신기한 건, 우리 부부는 바다에게 여성성이 담긴 물건을 준 적이 없는데

오히려 이름이 바다라서 온통 파란색 물건이 가득한데

바다가 고른 옷은 소매에 주름이 들어간 보라색 쫄티이고

신발은 큰 꽃이 달린 연분홍색 구두다.

어제는 하도 그 옷과 구두를 걸치고 나가겠다길래 그래라 하고

옷을 입히고 구두는 양말을 신고 신게하려고 색깔있는 양말을 신기고 구두를 신겼더니

울상을 지으며 "아니야~"란다.

우리가 보기에도 별로였는데 자기가 보기에도 안 예뻤나보다.

앞으로 펼쳐질 바다의 미의 세계가 무궁 기대된다..

 

+   +   +

 

20개월이 된 지금 바다의 옷에 대한 기호는 더욱 선명해져서

옷 입히는 일이 가장 힘든 일이 되었어요.

다행히 신발은 정리를 했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대폭 줄었고요.

내복도 아무거나 안 입으려고 하고 뭘 입힐 때 마다 "아니야~"를 연발한답니다.

아우, 이 아가씨, 까다로운 것도 아빠 엄마를 닮았네요. ^ ^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265603/6f6/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5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큰 힘에 몸을 싣고 흐르면서 살아라 imagefile [2] 최형주 2017-03-14 10337
5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야, 우리 빗소리 듣자 imagefile [10] 최형주 2015-04-04 10163
4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네 손이 내 손 만큼 커질거라니! imagefile [2] 최형주 2015-05-08 10137
4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네 눈 안에 나를... imagefile [6] 최형주 2015-06-08 10112
4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어? 발이 닿네? imagefile [2] 최형주 2014-12-09 10056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멋을 알아가고 있다 imagefile [2] 최형주 2014-11-05 10027
4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제주도에서 imagefile [2] 최형주 2014-10-31 10025
4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부슬비 내리는 날, 김치 배달 imagefile [5] 최형주 2017-01-04 10021
4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제주의 새벽 imagefile [2] 최형주 2016-04-29 9974
4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와 냉온욕하는 재미 imagefile [2] 최형주 2014-11-14 9958
4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서울 살이 끝 집 imagefile [4] 최형주 2015-11-12 9939
4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귀한 웃음 imagefile [1] 최형주 2015-09-06 9927
3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째째~! (내가 내가~!) imagefile [1] 최형주 2014-11-20 9887
3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춤과 바다 imagefile [4] 최형주 2014-10-23 9818
3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앗! 이 소리는? imagefile 최형주 2015-01-09 9809
3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올 여름의 기억 imagefile [10] 최형주 2015-09-19 9803
3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꽁꽁 추운 날, 놀이터에서 빵을 imagefile [1] 최형주 2015-11-02 9800
3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의 업그레이드 버전, 하늘 imagefile [6] 최형주 2015-03-20 9778
3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온 가족의 엄지로 만든 '하늘'나비 imagefile [5] 최형주 2015-06-13 9754
3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무조건 사랑하고 무조건 춤추기 imagefile [4] 최형주 2016-01-01 97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