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으로 6살 생일을 맞은 둘째.
하루도 빠짐없이 꼬박꼬박 6년을 야무지게 살아냈다.
2.9kg로 태어나 20kg가 넘게 된 지금.
혼자서는 아무것도 못하던 네가
이젠 혼자 밥도 먹고, 이도 닦고, 화장실도 가고
말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자전거도 타는데.
세상은 자꾸 너에게 더 많은 걸 해야 한다며 재촉한다.
그렇게 천방지축으로 뛰어놀 때가 아니야
거기 손에 든 장난감 좀 그만 내려놓고 책상에 좀 앉아봐.
지금부터 시작해야 다른 애들 속도에 맞출 수 있어.
3살 때는 멋진 4살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고
4살은 더 멋진 5살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고
5살은 더더 멋진 6살이 되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한다고
이 어린 것들에게 세상은 소리소리 지르며 다그친다.
6살은 그냥 6살답게, 6살 때만 할 수 있는 거 하면서 살면 안되나?
7살은 그냥 7살답게, 7살 때만 할 수 있는 거 하면서 살면 안되나?
초등 입학이란 거사를 앞두고
네 곁에 몰려드는 요란한 잡음들을
어딘가에 몽땅 쓸어담아 뚜껑을 닫아두고 싶다.
그렇게 주위을 고요하게 만든 뒤
엄마는
네가 자라는 소리에 가만히 귀기울이고 싶다.
하루하루, 온 힘을 다해 자라고 있는 네 몸과 영혼 속에서
날마다 새어나오고 있을 그 소리를 들어보고 싶다.
세상 밖의 요란한 소리를 듣느라
아무도 듣지 못하는
아무도 들으려고 하지않는
아이가 자라는 소리를.
둘째야. 생일 축하해. 엄마가 마니마니 사랑해^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