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02997-2.JPG

 

 

서울 여행을 앞두고 짐을 싸고 있는데 밖에 윤석 삼촌이 보인다.

“바다야, 윤석 삼촌이다. 인사 할까?”

“그래!”

하고 베란다로 나가서 인사를 하다가

바다가 가방에 챙겨둔 세 개의 바나나 중에 하나를 꺼내 삼촌에게 건넸다.

그리고는 “사랑해!” 하고 말했다.

윤석 삼촌은 “나도 사랑해!” 하고 대답했다.

집으로 들어온 바다는 펄쩍 펄쩍 뛰고 웃으면서 행복해했다.

나는 바다 앞에 무릎을 꿇고 바다 가슴에 손을 얹으면서 말했다.

“바다야, 기분이 정말 정말 좋지? 마음이 막 따뜻하고 간지럽고 두근두근하지?“

“응!”

 

“그게... 사랑이야.”

 

바다는 웃으면서 고개를 끄덕였다.

나와 바다는 손을 잡고 방방 뛰었다.

행복해서.

 

2016. 4. 6

 

+

바다는 바나나를 정말 좋아해요.

돌 쯤 되었을 때 새벽에 자다가 일어나서 바나나를 두 개씩 먹고 자기도 했어요.

그런 바다가 바나나를 누군가에게 나누어준다는 것은 정말 대단한 건데

망설임 없이 삼촌에게 바나나를 주는 걸 보고 깜짝 놀랐어요.

아마 그만큼 소중한 걸 주었기 때문에 더 행복해한 것 같아요.

바다가 그렇게 사랑할 수 있는 이웃이 있다는 것이 더 없이 고맙고

바다가 사랑을 느끼고 행복해하는 순간, 내가 곁에서 같이 느끼고

그게 사랑이라고 말해줄 수 있어서 더 없이 좋고.

내가 상상하지 못 한 삶이 아이들 덕분에 펼쳐지네요.

 

제주도는 눈부시게 노란 유채꽃이 지천으로 피어있고

초록 들판과 파란 바다가 생명력을 무한히 뿜어내고 있어요.

살아있는 자연 안에 살아서

살아있는 마음을 느끼고 표현하는 것이 좀 더 자연스러워진 것 같아요.

그래서 참 좋아요.

 

싱싱한 봄, 싱싱하시길!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453434/e43/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8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열 여섯의 방학 imagefile [4] 신순화 2018-08-22 8369
84 [너의 창이 되어줄게] 힘든 시절, 내 아이의 가장 예쁜 시절 imagefile [3] 임경현 2017-07-12 8368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사랑이야 imagefile [2] 최형주 2016-04-08 8357
8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우리의 소중한 야성 본능 imagefile [1] 최형주 2017-02-09 8352
81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 [아이책] 당당하게! imagefile [8] 서이슬 2017-11-07 8343
80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 [어른책] 대단하다는 흔한 말 imagefile 서이슬 2018-06-13 8337
79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육아카툰66편] 아... 이 놈의 봄봄봄!!! imagefile [2] 지호엄마 2017-04-04 8334
78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유전자가 전염되나? imagefile [2] 정은주 2017-07-24 8333
7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하늘이의 웃음을 기다려 imagefile [2] 최형주 2015-05-20 8295
76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교실에서 만났던 휘성, 이완, 그리고… imagefile [1] 정은주 2017-11-29 8280
75 [이승준 기자의 주양육자 성장기] 세련된 아빠이고 싶지만 imagefile 이승준 2017-04-12 8221
74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육아카툰78편] '우리도 행복할 수 있을까' 책을 읽고~ imagefile [1] 지호엄마 2018-09-10 8219
7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위풍당당 임최하늘 imagefile [1] 최형주 2017-08-21 8216
72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흔들렸다 imagefile [1] 신순화 2017-11-17 8199
71 [강남구의 아이 마음속으로] 한밤 전화, 슬픔의 무게 imagefile 강남구 2017-12-19 8198
7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복 받아라! imagefile [6] 최형주 2016-04-01 8169
69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아이와 함께 한 1박 2일 제주여행 imagefile [2] 홍창욱 2018-03-08 8146
68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육아카툰51편] 4.13 꽃구경이나 가야지~ imagefile [2] 지호엄마 2016-04-07 8127
67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미운 엄마 imagefile 신순화 2018-06-27 8115
66 [소설가 정아은의 엄마의 독서] 행복해야 한다는 또 하나의 의무 - 슈테파니 슈나이더, 《행복한 엄마가 행복한 아이를 만든다》 imagefile 정아은 2018-02-01 8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