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딸기를 따서 하늘이 입에 넣어주는 바다.
하늘이는 더 달라고 입을 짝짝 벌린다.
산책길 풀 숲 사이로 빨갛게 익어있는 산딸기를 따 먹으며
보슬비도 마다 않고 신나게 논다.
기분이 좋은 바다는 노래를 지어 부르기 시작한다.
“내 마음이 너~무 행복해~! 음~달콤해~!”
그러더니 나를 보고 씨익 웃으면서
“너 진짜 멋진 엄마야!” 하고 한 마디 칭찬을 날린다.
바다는 좋아서 흥분하거나 마음이 진하게 통했거나 몹시 화가 나면
나를 ‘너’라고 부른다. 처음 몇 번은 정정을 했지만 지금은 그냥 둔다.
영어로는 엄마든 할머니든 ‘you'가 맞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더워지면서 산딸기를 따먹기 시작했는데
긴 산책로에 꽤 많이 열리기 때문에
가끔 산책하고 오는 아빠가 한 주먹 따서 오고
우리도 가서 따 먹는 재미가 정말 최고다.
검붉게 익은 것은 아주 달콤하고
선홍색으로 익은 것은 새콤한 것을 알게 된 바다는
검붉은 산딸기를 발견하면 “아! 엄청 달콤한 거야!”하고 흥분해서 산딸기를 따서 입에 넣고
“으으으음~!” 감탄하며 눈을 감고 먹는다.
우리가 집 근처에서 하는 놀이는 주로 이렇게 열매 따고 꽃이나 허브 냄새 맡고
이유 없이 뛰어다니는 건데 이제는 이렇게 놀아야 논 것 같다.
걷고, 뛰고, 주저앉고, 눕고, 춤추고, 만지고, 맛보고, 던지고, 파고...
아이들의 놀이에는 한계가 없다.
오늘 산책길에 있는 산딸기를 모조리 다 따 먹었으니
연두색으로 달려있던 아기 산딸기가 크고 붉게 익을 때 까지 한동안 기다려야겠네.
아,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