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는 정말 초절정 인기였다. 

아빠가 회사를 다녀오면 뽀뇨는 너무나 좋아서 웃으며 방귀를 낄 정도였으니까. 

상대적으로 아빠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이 늘어난 요즘 뽀뇨는 아빠에게 시큰둥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아주 간난 아기 때부터 책도 읽어주고 놀아도 주고 맛있는 것도 먹이곤 했는데 

왜 아빠 엄마랑 같이 있을 땐 엄마를 졸졸 따라다니는 걸까? 

평소 아빠랑 있을 때는 잘 지내다가도 엄마만 오면 아빠의 존재감은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뽀뇨가 말을 하고 이동이 자유롭게 되었을 때부터 이러한 현상이 두드러졌는데 

나는 그 이유를 아빠의 원초적 결핍 때문에 그러하다고 진단했다. 

아빠가 아무리 잘 대해주더라도 근본적으로 차이를 만드는 것이 바로 ‘쭈쭈’아니겠는가?


어느 때 부턴가 이 원초적 결핍을 만회해보기 위해 

아빠는 뽀뇨에게 아빠에게도 쭈쭈가 있음을 알려주었다.

처음에는 그게 뭔지도 모르는 것을 아빠가 웃통을 벗고 손가락으로 가리켜 가면서

‘쭈쭈’의 존재를 확인시켜 주었다. 


누워서 같이 책을 읽다가도, 잠들기 전에도, 늘 기회가 있을 때마다 존재감을 심어주려 애를 썼다.

하지만 뽀뇨는 외형적으로도 너무 차이가 나는 아빠의 ‘그 것’을 ‘쭈쭈’라고 쉬이 인정하지 않았다.


심지어 제주에 다니러 온 창원할머니, 전주의 외할머니의 ‘빈 쭈쭈’까지 물고자고 

아직 결혼도 안한 이모에게까지 ‘쭈쭈’를 달라고 했다는데 

아빠의 쭈쭈는 아이에게 ‘존재’ 이상의 의미가 없는 아니, 존재조차도 없는 신체의 일부일 뿐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물고 빨’ 거리가 없다보니 입에 한번 대어 보는 거 빼고는 더 이상의 진전이 없었다. 

이제 18개월이 넘어가는 뽀뇨를 유혹하는 많은 방법들이 생기긴 했지만 

뽀뇨에게 쭈쭈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임이 분명하다. 


뽀뇨에게 젖을 뗀지도 두 달이 지났지만 아직 뽀뇨는 엄마의 가슴을 가르키며 ‘쭈쭈’라고 한다.

엄마이상으로 뽀뇨를 사랑한다고 자부하고 많은 시간을 함께 있는 아빠지만 

‘쭈쭈’ 하나에 모든 것이 해결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면서 아빠의 가치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그리고 조물주에게 항의해본다. 


“왜 아빠 젖꼭지에는 젖이 안 나오나요? 기왕 만들어 줄 거 좀 풍성하게라도 만들어 주지”  



12월 8일.jpg » 아빠, 나 본다고 힘들지? '레모나'먹고 힘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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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이메일 : pporco25@naver.com       트위터 : pponyo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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