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순화님네 필규의 이야기를 읽고 있자니
요즘 치킨에 푹 빠져 사는 우리집 둘째 생각이 났다.
유치원 졸업과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거사를 치르고 있는 둘째를 위해
내가 요즘 평소보다 좀 더 신경쓰는 일은 바로 '먹는 것'.
추웠다 따뜻했다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계절과 새학기의 긴장을 함께 겪어야 하는
아이들의 건강과 마음을 돌보기 위해선 역시, 즐겁게 잘 먹는 일이 최고일 것 같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했던 3월도 벌써 마지막 주.
복잡한 일들은 잠시 다 잊고,
바쁜 한달 잘 지내준 아이와 우리 스스로를 다독이며
맛나는 음식으로 3월의 마지막 금요일을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


'돈지루'라 불리는 일본식 돼지고기 된장국!
조경규 작가의 <오무라이스 잼잼>에는, 이 '돈지루'에 대한 추억 이야기가 나온다.
그림만 보아도 정말 먹음직스럽게 묘사되어 있던데
돼지고기와 무, 당근, 우엉 등의 뿌리채소를 듬뿍 넣어 볶은 다음
된장을 풀어 끓이는 이 국은 추운 겨울이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같은 계절,
후후 불면서 먹으면 속이 든든해진다.
돈지루는 몇 년전부터 집에서 된장을 담기 시작하고부터, 더 자주 만들게 된 음식인데
이 국에 카라아게, 돈카츠 등과 샐러드를 곁들이면 일식 정식 메뉴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식빵..
한국은 삼시세끼에서 차줌마가 만든 식빵 때문에 야단이 났던데
달콤한 빵들에 비해 들어가는 재료도 무척 심플해서 생각보다 만들기 어렵지 않다.
윗쪽 부분이 산봉우리처럼 부푼 것과 납작한 것의 차이는
식빵틀의 뚜껑을 닫아서 굽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뚜껑을 닫아 구우면 수분이 날아가지 못해서 촉촉한 식빵이 되니, 샌드위치용으로 좋고
뚜껑을 열고 구우면 수분이 날아가게 되어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으니, 토스트용으로 좋다.
갓구운 빵냄새는 아이들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준다는 사실!

외식을 그리 자주 하지 않는 우리 가족이, 나들이를 가면 꼭 사 먹는 음식은 바로 소바!
두 아이 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음식인데, 둘 다 소바를 먹을 때만큼은 말을 하지 않는다;;
너무 집중해서 먹느라..
일본엔 오랜 세월 한 곳에서 옛날 가게 모습 그대로 장사를 하는 소바집이 많은데
우리가 단골로 가는 곳도 벌써 40년은 지난 곳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가게지만
체인점을 내거나 공간을 더 넓히거나 하지않고, 작고 소박한 모습 그대로 옛날 방식으로
소바를 만들어 판다. 가격도 참 착해서 고맙다.

소바에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튀김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덴뿌라.^^
면만으로는 부족한 영양을, 채소나 해산물을 튀긴 요리로 보충하는 의미에서
함께 먹게 되었다고 한다.
새우, 연근, 고구마, 가지 튀김.. 아, 배고파..

이 소바집에서 남는 메밀로 만들어 파는 소바 진빵인데
겉은 촉촉하고 속에는 달콤한 단팥이 듬뿍..
출출할 때, 따뜻한 녹차와 함께 먹으면 오만가지 걱정과 스트레스, 이때만큼은 잊게 된다.

둘째의 초등입학을 앞둔 어느날, EBS 다큐프라임을 보았는데
학교에서 항상 사고만 치고 늘 엉망진창인 성적표를 가지고 오는 아이를 둔 엄마가
이렇게 말하는 내용이 있었다.
"저는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동안,
어떻게 더 이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고, 항상 아이 자체만 바라봤습니다."
끔찍한 학교생활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도, 결국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사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이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격려하며 기다려준 부모들의 존재가 있었다는 거였다.
첫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긴장과 불안만 반복하기보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애쓰다 돌아온 아이를
어떻게 더 사랑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일이란 걸, 그 프로를 통해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요즘 젤 먹고 싶은 게 뭐야??" 아들은 단 1초도 망설임없이 소리쳤다.
"초콜릿 케이크!!!!!"
그래서, 내 생전 처음으로 만들게 된 검은색 케이크.
평소엔 금기의 음식이건만, 크림말고도 큼직한 초콜릿도 꼭 꽂아달라는 그의 주문대로
두툼한 초코 조각을 떼서 바로 먹기 좋게 꽂아두었다.
(딸들과 달리, 아들들에게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장식은 별로 의미가 없다;;)
아직 아침저녁으론 겨울처럼 쌀쌀하고 변화와 어수선함으로 가득했던 요즘,
우리 네 식구는 아들 덕분에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씩 먹으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놀라운 점은 아들은 포크를 쓰지 않고, 단숨에 한 접시를 핥아 먹었다는 사실.
너무 놀라 말리지도 못했는데 이미 얼굴의 반 이상이 초콜릿으로 떡칠..
온 식구가 박장대소ㅎㅎ
아들아. 학교에서도 너무 긴장하지 말고, 지금 네 모습처럼 유쾌하게 지내면 되는 거야.
그러다 좀 힘든 일 생기면, 또 맛나는 것 먹으면서 고민하자꾸나.
우리 이 다음엔 또 뭘 먹어볼까?!
고칼로리, 고단백질, 고탄수화물이라도 ... 괜찮아.
살면서 가끔은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큰 위안을 줄 수도 있다는 걸, 널 키우면서 알았단다.
4월에도 엄마가 맛나는 거 많이 만들어 줄께!
(넌 공부만 잘하면 돼..) ^^*

요즘 치킨에 푹 빠져 사는 우리집 둘째 생각이 났다.
유치원 졸업과 초등학교 입학이라는 거사를 치르고 있는 둘째를 위해
내가 요즘 평소보다 좀 더 신경쓰는 일은 바로 '먹는 것'.
추웠다 따뜻했다를 반복하는 변덕스러운 계절과 새학기의 긴장을 함께 겪어야 하는
아이들의 건강과 마음을 돌보기 위해선 역시, 즐겁게 잘 먹는 일이 최고일 것 같다.
기대 반 두려움 반으로 시작했던 3월도 벌써 마지막 주.
복잡한 일들은 잠시 다 잊고,
바쁜 한달 잘 지내준 아이와 우리 스스로를 다독이며
맛나는 음식으로 3월의 마지막 금요일을 맞이해 보는 건 어떨까.
필규 형아처럼 우리집 아들도 치킨만 보면,
아니 '닭고기'란 말만 들어도 흥분게이지가 급상승하는데
일본은 피자 배달은 흔하지만, 한국처럼 치킨만을 배달해서 먹는 일은 좀 드물다.
그건 아마 가정집에서 튀김 요리를 즐겨 해 먹는 음식문화 때문인 것 같은데
'카라아게'라 부르는, 국민 반찬이라 불러도 과장이 아닐
닭 튀김 요리를 일본인들은 정말 좋아하고 자주 만들어 먹는다.
밥반찬, 도시락반찬, 혹은 오니기리라는 주먹밥과 세트로 함께 먹는 단골메뉴에다
간식으로도 자주 먹다보니, 일본 주부들은 이 닭튀김 만드는 일이 흔한 편인데
가족이 좋아하는 닭 부위를 사서 간장, 마늘, 소금, 후추 등으로 양념해 뒀다가
녹말가루를 묻혀 튀기기도 하고 시판되는 '카라아게'용 가루를 쓰기도 한다.
집집마다 양념 비법도 천차만별인데,
우리집은 양념에 사과를 갈아넣거나 꿀을 조금 넣어 만든다.
위에 있는 사진은 그냥 먹기엔 좀 퍽퍽한 가슴살을 한입 크기로 썰어 만든 닭 튀김인데
이렇게 집에서 깨끗한 기름으로 금방 튀겨 먹으면,
싼 재료비는 말할 것도 없고 따끈. 바삭. 고소!! 최고다.^^
'돈지루'라 불리는 일본식 돼지고기 된장국!
조경규 작가의 <오무라이스 잼잼>에는, 이 '돈지루'에 대한 추억 이야기가 나온다.
그림만 보아도 정말 먹음직스럽게 묘사되어 있던데
돼지고기와 무, 당근, 우엉 등의 뿌리채소를 듬뿍 넣어 볶은 다음
된장을 풀어 끓이는 이 국은 추운 겨울이나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요즘같은 계절,
후후 불면서 먹으면 속이 든든해진다.
돈지루는 몇 년전부터 집에서 된장을 담기 시작하고부터, 더 자주 만들게 된 음식인데
이 국에 카라아게, 돈카츠 등과 샐러드를 곁들이면 일식 정식 메뉴가 되는 셈이다.
그리고 식빵..
한국은 삼시세끼에서 차줌마가 만든 식빵 때문에 야단이 났던데
달콤한 빵들에 비해 들어가는 재료도 무척 심플해서 생각보다 만들기 어렵지 않다.
윗쪽 부분이 산봉우리처럼 부푼 것과 납작한 것의 차이는
식빵틀의 뚜껑을 닫아서 굽느냐 아니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뚜껑을 닫아 구우면 수분이 날아가지 못해서 촉촉한 식빵이 되니, 샌드위치용으로 좋고
뚜껑을 열고 구우면 수분이 날아가게 되어 바삭한 맛을 즐길 수 있으니, 토스트용으로 좋다.
갓구운 빵냄새는 아이들의 긴장과 스트레스를 완화시켜 준다는 사실!
외식을 그리 자주 하지 않는 우리 가족이, 나들이를 가면 꼭 사 먹는 음식은 바로 소바!
두 아이 다 너무너무 좋아하는 음식인데, 둘 다 소바를 먹을 때만큼은 말을 하지 않는다;;
너무 집중해서 먹느라..
일본엔 오랜 세월 한 곳에서 옛날 가게 모습 그대로 장사를 하는 소바집이 많은데
우리가 단골로 가는 곳도 벌써 40년은 지난 곳이다. 오랜 역사와 전통을 가진 가게지만
체인점을 내거나 공간을 더 넓히거나 하지않고, 작고 소박한 모습 그대로 옛날 방식으로
소바를 만들어 판다. 가격도 참 착해서 고맙다.
소바에 곁들여 먹는 음식으로 튀김을 빼놓을 수 없다. 바로 덴뿌라.^^
면만으로는 부족한 영양을, 채소나 해산물을 튀긴 요리로 보충하는 의미에서
함께 먹게 되었다고 한다.
새우, 연근, 고구마, 가지 튀김.. 아, 배고파..
이 소바집에서 남는 메밀로 만들어 파는 소바 진빵인데
겉은 촉촉하고 속에는 달콤한 단팥이 듬뿍..
출출할 때, 따뜻한 녹차와 함께 먹으면 오만가지 걱정과 스트레스, 이때만큼은 잊게 된다.
둘째의 초등입학을 앞둔 어느날, EBS 다큐프라임을 보았는데
학교에서 항상 사고만 치고 늘 엉망진창인 성적표를 가지고 오는 아이를 둔 엄마가
이렇게 말하는 내용이 있었다.
"저는 아이가 학교에 다니는 동안,
어떻게 더 이 아이를 사랑할 수 있을까 늘 고민했고, 항상 아이 자체만 바라봤습니다."
끔찍한 학교생활과 사춘기 시절을 보내고도, 결국 행복하고 성공한 삶을 사는 아이들의 공통점은
이렇게 마지막 순간까지 아이를 포기하지 않고 격려하며 기다려준 부모들의 존재가 있었다는 거였다.
첫 학교생활을 시작하는 아이를 둔 부모로서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긴장과 불안만 반복하기보다, 낯설고 새로운 환경에서 애쓰다 돌아온 아이를
어떻게 더 사랑할 수 있을까에 집중하는 일이란 걸, 그 프로를 통해 느끼게 되었다.
그래서 아이에게 물어보았다.
"요즘 젤 먹고 싶은 게 뭐야??" 아들은 단 1초도 망설임없이 소리쳤다.
"초콜릿 케이크!!!!!"
그래서, 내 생전 처음으로 만들게 된 검은색 케이크.
평소엔 금기의 음식이건만, 크림말고도 큼직한 초콜릿도 꼭 꽂아달라는 그의 주문대로
두툼한 초코 조각을 떼서 바로 먹기 좋게 꽂아두었다.
(딸들과 달리, 아들들에게 아기자기하고 디테일한 장식은 별로 의미가 없다;;)
아직 아침저녁으론 겨울처럼 쌀쌀하고 변화와 어수선함으로 가득했던 요즘,
우리 네 식구는 아들 덕분에 달콤한 케이크 한 조각씩 먹으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냈다.
놀라운 점은 아들은 포크를 쓰지 않고, 단숨에 한 접시를 핥아 먹었다는 사실.
너무 놀라 말리지도 못했는데 이미 얼굴의 반 이상이 초콜릿으로 떡칠..
온 식구가 박장대소ㅎㅎ
아들아. 학교에서도 너무 긴장하지 말고, 지금 네 모습처럼 유쾌하게 지내면 되는 거야.
그러다 좀 힘든 일 생기면, 또 맛나는 것 먹으면서 고민하자꾸나.
우리 이 다음엔 또 뭘 먹어볼까?!
고칼로리, 고단백질, 고탄수화물이라도 ... 괜찮아.
살면서 가끔은 그런 것들이 우리에게 큰 위안을 줄 수도 있다는 걸, 널 키우면서 알았단다.
4월에도 엄마가 맛나는 거 많이 만들어 줄께!
(넌 공부만 잘하면 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