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즈음에 결혼한 저와는 달리

일찍 결혼한 친구 중엔 큰애가 벌써 고등학생이랍니다;^^

가끔 밤에 통화하다  9시가 가까워 올 때,   

 "넌 애들 안 재워도 돼?"하고 물으면 친구가 그러죠.

 

"내가 재울 애들이 어딨어?"  ㅋㅋ

 

저는 그 말이 그렇게 부러울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얼른 몇 년이 후딱 지나 나도 누군가에게 자랑하듯 그 말 한번 써먹어 보는게

소박한 꿈 리스트 중 하나입니다.

 

일찍 아이들 키워놓고 40대 초반을 보내고 있는 친구들이 부러울 때도 많지만

그래도 아직 어린 아이가 있어 30대 혹은, 20대 엄마들과 어울리는 재미도 쏠쏠해요^^

일본은 비교적 나이를 크게 의식하지 않는 분위기이긴 한데

유아기의 아이를 둔 엄마들 대부분이 30대 -40대 초반이다 보니

30대와 40대의 차이에 대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간답니다.

압도적으로 많은 30대 중반 즈음의 엄마들은 그런 얘길 많이 하죠.

30대 초반에는 가끔 아직 20대라는 착각이 들기도 하고 우기면 통하기도 했지만

중반을 넘어서면서  나날이 달라져가는 체력과 외모의 변화에 절망하기도 하고

뭔가 새로운 걸 시도하기엔 너무 늦었다는 실감(일본도 주부의 사회진출은 어렵답니다)

이제 40대로 진입하는 일만 남았다는 불안감 같은 것.

그런 대화들이 자주 오가는데 -

 

자자, 30대 여러분.

제 개인적인 의견이지만(40대로서^^) 그런 걱정과 불안 모오두 거두시고

마음껏 30대를 즐기세요!

저 역시 30대 중반 쯤에 그런 걱정과 허탈감, 더 이상 내가 세상의 중심인 세대가 아니라는

실감이 들어 방황?한 적도 많았는데

지금 그때 사진들을 가끔 꺼내 보면  불과 몇 년 전인데도 참 좋은 때였구나.. 하는 생각이

드네요. 30대 중반도 참 빛나는 시기구나. 여성으로서 가장 전성기가 아닐까 싶었답니다.

아이들과도 많이 놀고, 또 아주 가끔은 혼자 시간도 확보하고

무엇보다 30대 전체를 통틀어 꼭 하고싶은 한 가지를 정해

이루어 보세요. 소박한 것이라도 좋아요.

 

그리고 40대도 나쁘지 않네요ㅎㅎ

<줄리&줄리아> 이 영화를 얼마전에 보고는 그런 생각이 더 많이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감독, 배우, 요리에 대한 이야기라 무척 공감하며 보았는데

이 영화의 두 가지 중요한 이야기는 바로,

책과 블로그(세상과의 소통)에 대한 것과

남편과 맺고 있는 관계의 힘을 통해

한 여성의 삶이 얼마만큼 변화할 수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었어요.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야기라 더 설득력 있었구요.

 

30대와 40대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던 마음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선

시야가 넓어지고 마음도 여유로워지는 걸 느꼈습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우리에게 여전히 꿈꿀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것.

 

일본 엄마들이 아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지않은 프로 랭킹 상위권에 꼽히는

<짱구는 못말려>에서 짱구 아빠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죠.

 

"꿈은 도망가지 않아. 도망치는 건 항상 나 자신이지."

 

아이와 가정이 있고 바깥 현실은 나날이 무시무시해지는 요즘이지만,

그래도 희망을, 꿈을 가지고 싶다면 철없는 아줌마란 소릴 들을까요?

뭐 그래도 좋습니다. 꿈 꾸는 건 자유니까요.

이제 조금만 지나면 봄이 오겠지요?!

3040엄마들,, 모두모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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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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