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아이들이 먹는 음식에 관심이 많은 나는,
일본에서 아이를 키운 지난 12년동안
아이들이 다닌 기관의 급식 환경을 자세히 지켜봐 왔다.
다른 나라 아이들은 급식으로 무얼 먹고, 또 어떻게 먹고 자랄까?
한국의 어린이집에 해당하는 일본의 '보육원'과 초등학교의 경우는
대부분 완전 급식제인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치원의 경우는 조금 특이해서 급식과 도시락이 번갈아 실시된다.
월, 수, 금이 급식이면 화, 목은 가정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 식.
또 하나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유치원은 급식을 만드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외부 업체를 통해 주문 도시락 형태로 원으로 배달된다는 것이다.

큰아이 때도 그랬지만, 작은아이의 유치원 급식이 없는 화, 목요일은 변함없이
지금도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 보내야 한다.
'오벤토'라는 도시락 문화가 일본에선 요즘같은 시대에도 변함없이 아주 일상적인 풍경인데
직장인들도 도시락을 싸 다니는 사람이 적지않다 보니, 다양한 도시락 용품이 차고 넘친다.
위의 사진은 큰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쓰던 도시락 통인데, 일본 사회 전체 분위기가
도시락에 담기는 음식은 물론 이런 소품들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분위기다 보니
도시락 통만해도 아이 하나당 몇 개나 되는지.. 셀 수도 없이 많다.
보육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당일 만든 따뜻한 밥과 국을 먹을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겨울에도 식은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
또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유치원 급식은 맛이 떨어지는 편이어서
두 아이를 일본 유치원에 보내는 내내 이 부분이 가장 못마땅했다.
보통 보육원 급식들이 가정에서 만든 음식처럼 맛있고 조리나 영양면에서도 훌륭해서
급식 때문에 보육원을 보내고 싶은 적이 참 많았다.
(일본의 보육원은 직장맘이 아니면 아이를 보내기가 어려운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모든 불만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바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되는, 학교 급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학교 급식의 역사가 아주 오래되어 꽤 체계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맛도 좋은 편이라 잘 안 먹던 아이들도 학교 급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편식도 줄고
먹는 양도 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큰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급식 시식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급식실 가까운 곳에 마련된 <런치룸>이란 곳에 이런 그림이 벽에 붙어있었다.
급식을 만드는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와 "나는 만두를 젤 좋아해요" "급식이 맛있어요."
같은 메시지가 쓰여있는데,
특수학급 아이들이 쓴 글이라 어쩐지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것도 일본 어린이 급식 문화의 참 독특한 부분인데
초등학교 입학시에 학교 체육복을 장만하는 것처럼, 급식용 백의를 준비해야 한다.
<올바른 백의 착용법>이라 쓰인 이 그림에서처럼,
하얀 모자, 마스크, 손목까지 오는 길고 하얀 앞치마가 바로 그것인데
급식 당번을 차례대로 아이들이 맡을 때 사용하는 것으로
이걸 입는 날은 급식실에서 음식을 가져오고,
배식을 하는 과정 모두를 아이들 스스로가 맡아 한다.
초등 고학년 정도되면 정말 어른보다 익숙하게 하는 모습들이정말 대견해 보이는데,
일본 초등학교는 1학년 신입생인 경우도 학부모들이 급식 도우미로 참가하지 않는다.
입학 초기에는 교사와 6학년 언니들이 함께 1학년들의 급식 배식을 도와주고,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함께 참여해 돕고 가르쳐 준다.
1학년들을 위한 입학 초기,
방송실에서 흘러나오는 급식 시간의 BGM은 애니메이션<토토로>의 주제가란다.
토토로 노래를 들으며 점심을 먹는 아이들, 생각만 해도 너무 귀엽다.^^

내가 시식회에 참가했던 날의 급식 메뉴는
빵, 양배추와 콘 샐러드, 닭고기 크림 스튜와 우유, 후식으로는 키위가 나왔다.
다른 나라 음식을 일본화시켜 먹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일본 음식 문화는 급식에도
많이 반영되어 있는데, 일식 메뉴로는 밥, 된장국, 생선구이, 채소반찬 등으로 이루어지고
2000년대 들어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비빔밥이나 나물, 돼지고기김치볶음 같은
한국식 메뉴도 한달에 한 두 번 정도는 급식표에 꼭 들어있다.

일본은 한국식 식단에 비하면 반찬 수가 적은 편인데,
한 가지 요리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들어 먹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식판이나 플라스틱 그릇이 아닌 사기 그릇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식기보다 많이 가벼운 편이긴 하지만, 밥, 반찬, 국 그릇용으로 한 아이가
3개의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큰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갓입학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온통 급식 얘기밖에 안 한다 할 정도로, 맛이 좋기로 유명한 학교다.
다른 메뉴를 좀 맛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갔던지라, 좀 아쉽긴 했지만
외양은 소박해도 맛은 참 좋았다.
공부와 정해진 시간표 대로 움직여야 하는 아이들의 학교 생활 중에
찾아오는 급식 시간은 한참 크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기쁨이 되는 시간일까.

기회가 되면 꼭 구해서 봐야지. 하고 메모해둔 책.
이 책 표지에 쓰인 "더 공평하게 더 건강하게" 라는 글에 오래 눈길이 머문다.
음식을 통해 아이들이 공평하고 건강한 영양을 얻을 수 있도록,
그리고 음식 자체 뿐 아니라 먹는 분위기와 환경, 함께 먹는 사람들과도
넉넉하고 여유있는 시간과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본다.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하고 건강한 급식문화를!!
일본에서 아이를 키운 지난 12년동안
아이들이 다닌 기관의 급식 환경을 자세히 지켜봐 왔다.
다른 나라 아이들은 급식으로 무얼 먹고, 또 어떻게 먹고 자랄까?
한국의 어린이집에 해당하는 일본의 '보육원'과 초등학교의 경우는
대부분 완전 급식제인 것이 일반적이지만,
유치원의 경우는 조금 특이해서 급식과 도시락이 번갈아 실시된다.
월, 수, 금이 급식이면 화, 목은 가정에서 싸온 도시락으로 점심을 먹는 식.
또 하나 특이한 것은 대부분의 유치원은 급식을 만드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아
외부 업체를 통해 주문 도시락 형태로 원으로 배달된다는 것이다.

일본 유치원의 급식 문화 중에서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천으로 만든 급식용 도구들이다.
급식과 도시락 밑에 까는 매트와 수저를 넣는 주머니 등을
유치원 입학 전에 엄마들이 홈메이드로 만드는 것이 일반적인데
지난 몇 십년동안 이어져 온 일본만의 독특한 육아 전통인 것 같다.
먹는 음식 뿐 아니라, 식기나 소품, 식탁 주변을 정돈하는 등 먹는 환경에까지 범위를 넓혀
식사 시간을 좀 더 다양하게 즐기려는 분위기가
어린 아이들의 급식 문화를 통해서도 드러난다.
큰아이 때도 그랬지만, 작은아이의 유치원 급식이 없는 화, 목요일은 변함없이
지금도 아침마다 도시락을 싸 보내야 한다.
'오벤토'라는 도시락 문화가 일본에선 요즘같은 시대에도 변함없이 아주 일상적인 풍경인데
직장인들도 도시락을 싸 다니는 사람이 적지않다 보니, 다양한 도시락 용품이 차고 넘친다.
위의 사진은 큰아이가 유치원에 다닐 때 쓰던 도시락 통인데, 일본 사회 전체 분위기가
도시락에 담기는 음식은 물론 이런 소품들까지 다양하게 즐기는 분위기다 보니
도시락 통만해도 아이 하나당 몇 개나 되는지.. 셀 수도 없이 많다.
보육원이나 초등학교에서 당일 만든 따뜻한 밥과 국을 먹을 수 있는 것과는 달리,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들은 겨울에도 식은 도시락을 먹어야 한다.
또 기관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대부분의 유치원 급식은 맛이 떨어지는 편이어서
두 아이를 일본 유치원에 보내는 내내 이 부분이 가장 못마땅했다.
보통 보육원 급식들이 가정에서 만든 음식처럼 맛있고 조리나 영양면에서도 훌륭해서
급식 때문에 보육원을 보내고 싶은 적이 참 많았다.
(일본의 보육원은 직장맘이 아니면 아이를 보내기가 어려운 시스템이다.)
그러나. 이 모든 불만을 한꺼번에 잠재울 수 있는 기회가 온다.
바로 초등학교에 입학하면서 시작되는, 학교 급식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학교 급식의 역사가 아주 오래되어 꽤 체계화되어 있을 뿐 아니라,
맛도 좋은 편이라 잘 안 먹던 아이들도 학교 급식을 먹기 시작하면서 편식도 줄고
먹는 양도 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언젠가 큰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의 급식 시식회에 참가한 적이 있었는데
급식실 가까운 곳에 마련된 <런치룸>이란 곳에 이런 그림이 벽에 붙어있었다.
급식을 만드는 분들께 고맙다는 인사와 "나는 만두를 젤 좋아해요" "급식이 맛있어요."
같은 메시지가 쓰여있는데,
특수학급 아이들이 쓴 글이라 어쩐지 마음이 뭉클해졌다.
이것도 일본 어린이 급식 문화의 참 독특한 부분인데
초등학교 입학시에 학교 체육복을 장만하는 것처럼, 급식용 백의를 준비해야 한다.
<올바른 백의 착용법>이라 쓰인 이 그림에서처럼,
하얀 모자, 마스크, 손목까지 오는 길고 하얀 앞치마가 바로 그것인데
급식 당번을 차례대로 아이들이 맡을 때 사용하는 것으로
이걸 입는 날은 급식실에서 음식을 가져오고,
배식을 하는 과정 모두를 아이들 스스로가 맡아 한다.
초등 고학년 정도되면 정말 어른보다 익숙하게 하는 모습들이정말 대견해 보이는데,
일본 초등학교는 1학년 신입생인 경우도 학부모들이 급식 도우미로 참가하지 않는다.
입학 초기에는 교사와 6학년 언니들이 함께 1학년들의 급식 배식을 도와주고,
어느 정도 익숙해질 때까지 함께 참여해 돕고 가르쳐 준다.
1학년들을 위한 입학 초기,
방송실에서 흘러나오는 급식 시간의 BGM은 애니메이션<토토로>의 주제가란다.
토토로 노래를 들으며 점심을 먹는 아이들, 생각만 해도 너무 귀엽다.^^
내가 시식회에 참가했던 날의 급식 메뉴는
빵, 양배추와 콘 샐러드, 닭고기 크림 스튜와 우유, 후식으로는 키위가 나왔다.
다른 나라 음식을 일본화시켜 먹는 문화가 자연스러운 일본 음식 문화는 급식에도
많이 반영되어 있는데, 일식 메뉴로는 밥, 된장국, 생선구이, 채소반찬 등으로 이루어지고
2000년대 들어서는 한류의 영향으로 비빔밥이나 나물, 돼지고기김치볶음 같은
한국식 메뉴도 한달에 한 두 번 정도는 급식표에 꼭 들어있다.
일본은 한국식 식단에 비하면 반찬 수가 적은 편인데,
한 가지 요리에 다양한 재료를 넣어 만들어 먹는 것이 또 하나의 특징이라 할 수 있다.
그리고 식판이나 플라스틱 그릇이 아닌 사기 그릇을 사용한다.
일반적인 식기보다 많이 가벼운 편이긴 하지만, 밥, 반찬, 국 그릇용으로 한 아이가
3개의 그릇을 사용하는 것이 보통이다.
큰아이가 다니는 초등학교는 갓입학한 아이들이 집으로 돌아오면
온통 급식 얘기밖에 안 한다 할 정도로, 맛이 좋기로 유명한 학교다.
다른 메뉴를 좀 맛봤으면.. 하는 바람으로 갔던지라, 좀 아쉽긴 했지만
외양은 소박해도 맛은 참 좋았다.
공부와 정해진 시간표 대로 움직여야 하는 아이들의 학교 생활 중에
찾아오는 급식 시간은 한참 크는 아이들에게 얼마나 큰 위로와 기쁨이 되는 시간일까.
안전한 식재료로 따뜻하고 건강한 한 끼로 차린 급식이
언제나 아이들의 일상에 함께 했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다시 먹고싶은 추억의 한 끼로 기억되었음 좋겠다.
올 봄에 초등 입학을 앞두고 있는 작은 아이는 누나와 같은 급식을 먹는다는
기대에 잔뜩 부풀어 있다.
엄마인 나도 드디어 도시락 싸기에서 해방되는 날을 손꼽아 기대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꼭 구해서 봐야지. 하고 메모해둔 책.
이 책 표지에 쓰인 "더 공평하게 더 건강하게" 라는 글에 오래 눈길이 머문다.
음식을 통해 아이들이 공평하고 건강한 영양을 얻을 수 있도록,
그리고 음식 자체 뿐 아니라 먹는 분위기와 환경, 함께 먹는 사람들과도
넉넉하고 여유있는 시간과 마음을 나눌 수 있기를 바라본다.
세상 모든 아이들에게
공평하고 건강한 급식문화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