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한주 잘 보내셨나요?
저는 지난주 수요일부터 지금까지 힘든 나날을 보냈어요. ㅜㅜ
아이가 원하지 않는데, 제 마음대로 단발령을 내렸다가 아주 호되게 야단을 맞았지요.
햇님군은 그동안 이마를 덮는 긴 머리를 고수하고 있었답니다.
그런데 이번달부터 아이가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어요.
제 눈엔 아이의 긴 머리가 거슬려보였지요.
짧게! 짧게! 잘라주고 싶었어요.
그럼 머리가 금방 마를테니까요!
사실 이전에도 짧은 머리를 해주고 싶었는데, 미용실에 어떻게 말해야할지 몰랐지요.
이런 저의 고민을 들은 지인 曰
" 빅뱅 태양 머리 해달라고 하면 돼!
' 오호라! 빅뱅의 태양머리면 되는구나! '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일까요?
미용실 방문 이후, 햇님군에게 폭풍 잔소리를 들었습니다.
"엄마는 엄마머리통도 아닌데, 엄마 마음대로 하면 좋아? 엉엉~ "
짧아진 머리를 확인하자마자 눈물을 뚝뚝 흘리던 아이..
다음날 아침엔 유치원에 가지 않겠다고 엉엉 울고, 아빠에게 하소연을 하면서 엄마 탓을 했지요.
남편은 아이의 머리를 붙여주란 말을 했습니다.
남편에게 버럭 한마디 하고 말았지만, 참으로 난감하기 짝이 없었어요.
엄마를 탓하는 잔소리는 기본이요, 모자 뒤집어쓰기를 지금까지 하고 있답니다.
이마가 훤히 보이는 사진은 블로그에 올리지 말란 말도 합니다.
저는 이번 일로 깨달은게 많아요.
이제까지 특별히 제 고집을 부리면서 아이의 스타일에 간섭한 적이 없었는데,
아이의 편의를 빙자한 엄마 고집을 부리다가
아이에게 좋지못한 소리, 그러나 참으로 합리적인 지적을 받았습니다.
제 머리통도 아닌데, 제가 왜 그랬을까요? ㅠㅠ
아이는 나와는 다른 인격체다.
내 역할은 아이가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살 수 있게 가르쳐 주는 거다.
그러나 아이의 독립 이전에 일정 부분은 내가 통제해도 된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부모가 통제해도 되는 일정 부분.. 그게 어디까지일까요?
머리스타일, 패션스타일.
이런 것은 아이가 혼자 힘으로 세상을 사는 법과 상관이 없는데 말이죠.
머리가 길어서 머리 말리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건,
아이 혼자만의 편의적 문제인데 말입니다.
최소한의 것, 그러나 꼭 지켜야하는 것에 대한 가르침.
그 부분을 놓치면 안되겠다는 다짐.
다시 한번 해봤습니다.
아이를 존중하되, 가르칠 것은 가르치고, 쓸데없이 내 취향을 아이에게 고집 부리는 것은 포기해야겠지요.
앞으로 빅뱅의 태양머리를 탐하지 않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빅뱅 태양머리는 무엇인지 궁금하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