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230일 차
젖 안 물리고 재우기
바다를 재우는
가장 빠르고 쉬운 방법이
젖을 물리는 것이었다.
그런데
(생후 8개월이 되어서
이가 나고 몸집이 커지니)
치아와 적정 몸무게 유지가
걱정이 되어서
젖을 물리지 않고
재워야겠다고 생각했다.
졸린데도 젖을 안 주자
바다는 맹렬히 울면서
젖을 찾아 헤매기 시작했고
울음은 점점 더 거세어져갔다.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바다를 안고 나가 걸었는데
몇 발자국 안 가서
깊이 잠이 들었다.
그 날 이후로
낮에도 밤에도 졸려하면
젖을 찾기 전에
안고 나가서 재웠다.
몸이 천근만근인데
내 옷을 입고
바다 옷까지 입혀야 하고
(잠 드는데 방해가 될 만한
낮의 햇빛과 밤의 조명,
시끌벅적한 소리를 피해
이리저리 걸어다니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
그래도 나갔다.
그렇게 며칠을 하다가
바다가 몹시 피곤해 하던
어느 날,
혼자 손가락을 빨며
누워서 잠이 드는 모습을
입을 벌리고 바라봤다.
젖을 안 물리고 재우는 것이
너무나 어려운 숙제 같았고
안고 나가서 재우는 날이
끝없이 계속될 것만 같아
두려웠는데
바다는 생각보다 빨리
적응을 하고 따라와 주었다.
생각보다 쉽구나.
생각보다.
휴우...
모유 수유 250일 차
사랑의 상징
내 아기의
수 만 번의 입술과
수 만 번의 손길이 닿은
나의 젖.
이만한 사랑의 상징이 또 있을까.
오래토록
이 감각을 기억하고 싶어서
젖을 줄 때마다 가만히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