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185일 차
드디어 젖 깨물기
바다의 아랫니 두 개가
쏙 올라왔다.
너무 귀여워서
보고 또 보며 웃었는데
젖을 물리자
젖꼭지를 옹골지게 깍 깨물었다.
아아아아악!
그러지 말라고 말로 타이르고
다시 젖을 물렸지만
웃으면서 더 세게 깨물었다.
하아...
젖 주는 게 좀 쉬워진다 싶더니
이젠 물어뜯기는 건가?
젖 줄 때 마다
나의 괴로운 비명소리가
터져 나오고
바다에게
손가락을 깨물려본 남편도
나의 비명소리를 들으며
집 안 어딘가에서
숨죽여 가슴 아파하고 있다.
모유 수유 205일 차
양배추 젖
젖이 너무 많았다.
지금쯤 바다가 먹는 만큼
젖 양이 맞추어져야 하는데
두 배는 나오니
자주 유축을 해야 했고
빨리 차오르는 젖 때문에
외출도 힘들었다.
그런데 우리 집에 놀러온
바다 친구 엄마가 날 보더니
“아직 유축을 하면 어떡해~
젖을 줄여야지~
양배추 붙여~!!!”
라고 하는 것이 아닌가!
알고보니
내가 젖 기증을 한다고
유축을 너무 열심히 해서
젖 양이 바다가 먹는 양에
맞추어질 수가 없었던 것이다.
당장 차가운 양배추 잎을
젖에 붙이고
젖 줄이기 전용
양배추 크림도 발랐다.
젖에 붙었다가 익어서
전사한 양배추가 쌓여갈수록
젖 양이 신기하게도
서서히 줄어들었다.
하루 종일
익은 양배추 냄새를
맡으면서 지내느라
힘들었지만
젖 양이 줄고
젖이 작아지는 것이 좋아서
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