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게 5일 동안 병원에 휴가를 다녀왔다. 

며칠전 아빠랑 한참 놀고 난후 낮잠을 자던 뽀뇨가 일어났는데

이상하게 열이 있었다.

더위 먹어서 그런가 하고 저녁약속 때문에 밖을 나갔는데

아내 전화 목소리가 심상치 않아 달려가보니 병원 응급실.

 

<응급실에서 잔뜩 긴장한 뽀뇨.. 사진을 클릭하면 다른 모습을 보실 수 있어요 ^^;>

응급실 뽀뇨.jpg

 

 

어떻게 된 일인가 걱정을 많이 했는데 뽀뇨는 평소와 다름없이

건강한 모습이었고 주사맞은지 얼마되지 않아 열도 잡혔다.

응급실에서 소변 검사결과 찌꺼기가 많이 검출되니 입원해서 확인해 봐야겠다고 해서

그날 새벽 일반 병실로 옮겼다.

병원에서 주사도 맞고 응급실에 실려온 아이들도 많이 봐서 그런지

병실로 가서도 쉽게 잠들지 않는 뽀뇨.

교대로 아이를 보자고 결정하고 첫날은 아내가 맡았다.

 

다음날 아침에 병원에 가보니 잠을 한 시간도 제대로 자지 않고

휠체어 태워달라고 엄마를 졸랐다는 뽀뇨.

아빠가 온 이후에도 TV보랴 장난감이랑 놀랴 좀채 잠들지 않았다.

 

링겔에 묶여 있다보니 갑갑해 하는 아이를 보며 혹시나 침대에서 떨어지랴

주사바늘이 빠지랴, 수액이 잘 떨어지는지 확인하랴(이 시간이 세상에서 제일 길다)

아빠는 정신 없이 며칠을 보냈다.

 

생각해보니 갓난 애기때 이후 뽀뇨를 이렇게 눈에 담아둔 때가 없는지라

한편으로 이 시간이 참 소중하구나라며 여유도 부린다.

요로감염이라.

 

열과 요로, 찌꺼기에 대해 생각해보니 마침 응급실에 간날 낮에

덥다고 목욕을 두 번 했고 엉덩이에 땀띠나서 기저귀를 잘 채우지 않았고

나아가 크레파스를 가지고 놀며 심하게 장난까지 쳤으니..

원인을 오래 생각 안 해도 알듯하다.

병원에선 소변검사 결과가 양호하다고 하는데 혹여 콩팥에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니

다른 검사를 해야되고 콩팥에는 문제가 없으나 혹여 또 다른데 문제가 있을 수도 있으니

입원한 김에 또 검사를 해야된다고 하는 상황.

 

아이가 아프지는 않는데 꼬리에 꼬리를 무는 검사는 이어지고

병원에 점차 적응하기 시작한 뽀뇨는 장난을 본격화하는데..

긍정의 마음을 타고난 아빠인지라 기온 35도가 다되어가는 바깥 날씨에 그나마 위안을 찾았다.

 

‘휴가 온 샘이라 생각하자’.

 

팔자에도 없는 올림픽 스포츠경기도 원 없이 보고 병원밥 삼시세끼 맛있게 나오지,

뽀뇨랑 매일매일 아이스크림에 과자먹지.

 

<지금까지 떠먹여 주는 밥을 한번도 먹지 않았던 뽀뇨. 침대시트에 밥을 흘릴까봐 병원에서는 아빠가 떠먹여줬다. 밥먹고 졸려하는 영상을 보실려면 아래 사진 클릭!>

밥잘먹는 뽀뇨.jpg

 

그것도 하루 이틀인지라 삼일이 넘어가니 침대에서 떨어지는 뽀뇨 발목잡기,

링겔 주사바늘 뽑기, 침대위에 국물, 우유에 이어 기저귀 떨어진 동안 쉬야까지해서 침대시트

연속 3번갈기.

하필 그렇게 된 날 병원에서 아르바이트까지 해야 되었으니 아빠의 스트레스는 머리끝까지 올라왔다.

결국 4일차가 되어서야 마지막 검사결과가 나오면 퇴원해도 좋다는 의사선생님 말씀이 있었고

5일차에 우리는 해방되었다.

 

체력적으로 조금은 힘들었던 5일동안

뽀뇨에게 정말 고마운 것은 아직 어려서 핏줄이 제대로 보이지 않는 상황인지라

오른쪽 발등, 오른쪽 손등, 왼쪽 손등으로 링겔주사바늘을 옮겨가며 맞았는데

아프다는 얘기하나 하지 않고 울음 한번 터뜨리지 않고 참아줘서

비교적 큰 일없이 지나간 듯하다.

뽀뇨가 주사를 맞을 때 그 아픔이 내 심장까지 꽂히는 듯 아파

나중에 주사 바늘을 뽑았을때 다시 항생제 주사를 맞지 않고 아빠는 버텼다.

뽀뇨보다 아빠가 더 겁쟁이였지만 아빠와 아이가 연결되어 있다는 소중한 경험을 하게 되었다.

살아가며 아플 날들이 많겠지만 그 순간순간 우리 가족이 용기를 가지고 이겨낼 수 있도록 다짐해본다.

뽀뇨야, 잘 참아줘서 고마워. 그리고 5일동안 에어콘 빵빵 나오는 병원에 휴가가게 해줘서 정말 고마워.

이번에 좋은 경험했으니 다음엔 절대 휴가 다른 곳 가자. ^^

 

<휴가갈려고 산 만원짜리 선글라스. 퇴원기념으로 멋지게 쓰고 촬칵. 사진을 클릭하시면 아빠와 뽀뇨가 보낸 휴가영상을 보실수 있어요. 실신직전>

돌아온 뽀뇨.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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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이메일 : pporco25@naver.com       트위터 : pponyo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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