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즐이 언제부터 우리집에 들어왔는지 모르겠다.

 

첫째는 퍼즐 맞추기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아빠는 퍼즐조각을 하나라도 잃어버릴까 챙기는 것을 제외하곤 우

리 둘 사이엔 별다른 일이 없었다.

 

각해보면 퍼즐 맞추기만큼 어릴 적 큰 추억이 없는듯하다.

나에겐 30년도 넘게 된 소중한 추억이 있다.

 

고향집 앞에는 동네 보건소가 있는데

30년 전 처녀 보건소 소장님이 계셨는데

나는 학교를 마치면 항상 보건소를 찾았다.

 

엄마가 바빠서 나를 저녁에 보건소에 맡겨 놓은 듯한데

나는 바퀴 약 회사에서 무료로 제공하는 퍼즐을

매일 밤 맞추느라 시간 가는 줄 몰랐다.

그 기억이 얼마나 생생하면 당시 먹었던 구운 마늘까지 생각날 정도다.

30여년이 지나고 그동안 다른 마을에서 보건소를 운영하신 소장님이

우리 집을 우연히 찾았는데 나는 한눈에 소장님을 알아보았다.

무려 30여년이 지났는데 말이다.

 

나에겐 특별한 퍼즐의 추억인지라 첫째도 그러려니 했다.

아내가 어린이날 선물로 180피스 공룡퍼즐을 사주기전까지는.

180피스 공룡퍼즐이 처음 집에 들어왔을 때 저걸 6살 아이가 어떻게 맞춰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도 엄두가 나질 않는지 쉽게 맞추려 들질 않았다.

 

칠이 지난 금요일 밤,

첫째에게 빨리 자라고 재촉하는 아내를 뒤로하고

둘이 드디어 침대 위에 퍼즐을 두고 앉았다.

잠자기 아쉬워하는 첫째와 옛 추억을 떠올릴수 있으니 꽤 괜찮은 놀이감이 아닌가.

 

뽀뇨, 아빠랑 퍼즐 맞추자. 아빠가 제일 바깥쪽 퍼즐을 줄 테니까

뽀뇨가 거기부터 맞춰. 아빠는 비슷한 무늬를 찾아서 맞춰 볼테니까

 

처음 시도는 좋았다.

 

아이와 함께 퍼즐에 점점 빠져드는 아빠,

하나하나 맞춰 가다보니 생각지도 않게 아이랑 싸우게 되었다.

 

뽀뇨, 아빠가 주는거 장난치지 말고 어서 맞춰. 벌써 한 시간이 지났잖아”,

맞추고 있어. 아빠”.

 

 한 시간이 다되어가는데 반도 못 맞추고

형광등에 반사된 퍼즐 때문에 눈은 아파오고

지금 포기해버리면 내일 다시 맞춰야 될게 뻔하고.

 

결국 혼자서 아이를 탓하며 눈이 뻘겋게 퍼즐을 맞추는데 아내가 들어왔다.

 

자기 아직 안 잤어요? 어서 자요.”

 

아쉬움보다는 오늘 숙제를 마치지 못한 부담감이 밀려오는 밤이었다.

 

그리고 다음날 밤이 찾아왔다.

어젯밤 숙제를 오늘은 해결해야 했다.

이제 아빠의 역할이고 뭐고 없고 옆에서 시간을 끄는 아이가 밉상이기 까지 했다.

이놈의 180피스 공룡퍼즐은 어찌나 비슷한 무늬의 공룡이 많은지

어제 한번 시도한 학습효과가 전혀 없었다.

 

뽀뇨, 너 딴 짓 할거야? 어서 바깥쪽 퍼즐 맞춰.”,

 

아빠보다 내가 더 잘한다 왜”.

 

이렇게 한 시간을 또 싸우다보니 눈이 다시 침침해지고

 나이 마흔 되면 제일 먼저 오는 게 노안이라더니라는 생각이 절로 들고

싸우다 보면 정이 드는지 마지막에는 딸내미와 파이팅을 하며

180피스가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도대체 얼마나 시간이 흘렀는지 모르겠지만

디어 그림이 완성되었고 나는 아내에게 자랑하려고 거실로 나왔다.

 

수미, 드디어 다 맞췄어요. 근데 이 퍼즐 절대로 다시 사오지 마세요.

뽀뇨 나이엔 어려워서 몇 년 있다가 다시 맞춰야 겠어.

아니 다시는 맞추지 못하게 어디 높은 데라도 세워놔야겠어

 

하며 벽에 기대는데..

 

몇 시간 동안 첫째와 함께 맞춘 퍼즐이 와르르.

 

첫째가 울며 소리친다.

 

어서 끝까지 해

 

나는 더 울고 싶은 심정이다. 뽀뇨야.

 

아빤 더 이상 못해

 

 퍼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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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이메일 : pporco25@naver.com       트위터 : pponyo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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