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차산 자락 오래된 동네
다닥다닥 붙은 빌라 중에 3층짜리 이름 없는 빌라
옥상이 있어서, 월세가 35만원이라 들어간 집에서
하늘이를 낳고 14개월을 살았다.
옥상에서 1층, 2층 할머니들과 텃밭을 옹골차게 일구고
빨래를 바삭하게 말리고
돗자리를 펴서 그 위에 앉아 밥을 먹고, 그 위에 누워 별을 보고
힘들 때는 울고
노래 부르고
소리도 지르고
바다는 뛰어놀던
그리고 하늘이를 업어서 걸으며 재웠던
우리의 Heaven... 천국의 옥상이었다.
그리고
화분을 정성스럽게 가꾸고 살림을 깔끔하게도 하시고
바다와 하늘이를 참 예뻐해주신 1층, 2층 할머니 할아버지는
가족 같은 이웃이었다.
고맙다, 모든 것이.
서울, Adios!
2015. 10. 29
+
싫었는데.
좁고 지저분하고 어지러운 그 동네가 참 싫었는데.
지나고 보니 다 고맙고 재미있었다는 생각이 드네요.
옥상이 좋았고 이웃이 좋았고
큰 품으로 언제나 우리를 반겨준 아차산이 좋았고.
그 곳에서 있었던 일들이 재미있었고.
다시는 돌아가지 않을 서울이지만 진심으로 고마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