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유 수유 40일 차
너의 밥, 나의 밥
젖을 물리는 시간이
점점 길어진다.
바다가 하루 하루 커가면서
먹는 양이 느는 것이다.
그래서 배가 많이 고플 때는
식탁 앞에 바다를 안고 앉아
젖을 주면서 밥을 먹는다.
반찬 조각이나 국 국물이
바다 몸 위에 떨어지기도 하지만
반찬은 주워 먹고
국물은 쓱 닦는다.
배고파서 신경질 내며
젖을 물리고 있는 것 보다
훨~씬 행복하다.
모유 수유 43일 차
젖 마약
바다가 울면서
이리 저리 입을 돌려
젖을 찾는다.
아빠가 안고 있을 때는
아빠 손바닥이나 목을 빨아보지만
젖이 나올 리가 없지.
또 운다.
바다는 내 젖을 먹고
배를 불리고,
잠들고,
울다가도 웃고
편안해한다.
마약 같은 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