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63d885a6c1deef8d909d82a8c2fc81.“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어떤 육아서를 보니, 이런 질문은 금물이라고 했다.

엄마·아빠 모두 소중한데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 강요하면 아이는 눈치를 보게 되고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얘기였다.

그래서 우리 부부는 녀석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없다. 그런데 한 3개월 전부터 녀석은 특이행동을 보이고 있다.



“엄마 해봐” “이잉~” “아빠 해봐” “아빠!”

엄마라는 표현은 거부하는 반면, 아빠라는 낱말은 유쾌하게 따라하는 거다.

아내는 “내가 야근이 잦아져 아빠와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고 분석한다.

녀석은 정말 “엄마보다 아빠가 좋아요”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걸까.



녀석은 생후 250일께부터 ‘엄마’를 입에 올렸다. 그리고 얼마 뒤 ‘까꿍’을 발음했다.

‘아빠’를 발음한 건 그보다 한참 뒤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나를 닮아 말문이 늦게 트일 것으로 보이는 녀석이 정확하게 구사하는 낱말은 이렇게 세 가지다)

지금이야 아빠만 부르지만, 불과 두세 달 전까지만 해도, 녀석은 엄마만 불렀다. “아빠 해봐” 하면 뚱한 표정을 짓고 말았다.

그때는 그냥 “아직 말을 배우는 과정이니까, 언젠가는 아빠소리도 하겠지”라며 섭섭함을 애써 감췄다. 



그러면 지금은? “아빠!” 소리를 들을 때마다 마치 세상을 다 얻은 것처럼 어깨에 힘이 들어간다.

녀석의 귀에 대고 “성윤아, 엄마 속상하대. 엄마 소리도 좀 해줘”라고 속삭이며 ‘승자(?)의 여유’를 즐기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궁금하다. 녀석은 왜 “아빠!” 소리만 하는 걸까.

엄마라는 표현에 질려서? 아빠라는 어감이 재밌어서?

말문이 트이면 묻고 싶다. “성윤아, 왜 한동안 엄마는 안하고 아빠 소리만 했어?”

성윤아빠는 정말 궁금하다.

녀석은 답을 해줄까? 혹시 기억조차 못하면 아래 동영상을 들이밀어야겠다.



[youtube pGo595RqL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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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 기자
서른두살 차이 나는 아들과 마지못해 놀아‘주다가’ 이제는 함께 잘 놀고 있는 한겨레 미디어 전략 담당 기자. 부드럽지만 단호하고 친구 같지만 권위 있는 아빠가 되는 게 꿈이다. 3년 간의 외출을 끝내고 다시 베이비트리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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