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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탕 때문에 난리다.

국민들의 건강을 가장 심각하게 위협하는 요인으로 '설탕'을 포함한

당 성분이 지목되고 있다. 이미 해외에서는 '설탕세'를 도입해서

설탕이 많이 포함된 식품에 더 많은 세금을 부과한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음료에 포함된 '액상과당'은 미국을 비만국가로 만든 주범이라는

소식도 들려온다.

우리나라도 비슷하다.

일상적으로 마시는 가공음료 및 달달한 라떼 한잔에도 놀랄만큼 많은

설탕이 들어간다. 아이들의 간식으로 먹이는 각종 과자나 빵, 빙과류에도

엄청난 당분이 포함되어 있다. 외식 메뉴도 매한가지다.

달달하고 감칠맛나고 입에 딱 붙는 맛있는 음식들은 어디나 설탕이

듬뿍 들어가 있다.

몸에서 대사되기 위해서는 몸속에 비축되어 있던 칼슘을 비롯 각종

미네랄을 소모시키는 설탕은 많이 섭취할수록 몸이 약해지고

지방과 혈관에 지방이 쌓이는 악순환을 가져온다.

먹방, 쿡방의 유행으로 집에서 직접 해 먹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유행하는 화려한 음식들의 레시피에는 역시 지나친 당 성분이 들어있다는 것이

문제다.

이런 과당이 가져오는 부작용은 나이가 어릴수록 더 크단다. 일상적으로 먹이는

야쿠르트 한병에도 아스파탐을 비롯한 온갓 당 성분이 들어있는 것을 보면

우리가 아이들에게 먹이는 당분의 양은 우리의 생각보다 훨씬 더 많을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하나.

 

결론은 집밥이다. 집에서 제대로 해서 먹이는 것이다.

시간이 없고, 바쁘다고 해도 결국 내 아이 잘 키우자고 하는 일인데

돈은 벌어도 내 아이의 건강을 지켜주지 못한다면 다 소용없는 일일테니 말이다.

요리할때 쓰는 설탕만이라도 아무런 영양가없는 정제당에서 자연의 미네랄이

포함되어 있는 비정제당으로 바꿔 써 보자. 유기농 매장에서 구할 수 있는

비정제당만 써도 가족 건강이 한결 좋아질테니 말이다.

우리집은 두레 생협에서 나오는 '마스코바도' 설탕을 쓴다.

 

평소에도 집 밥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었지만 요즘 연일 들려오는 설탕에 관한

뉴스를 보면서 한층 더 실감하고 있다. 그래서 정신없이 바쁜 와중에도

집밥에 공을 들이고 있다. 내가 키울 수 있을때, 내가 해주는 음식을 먹는 동안

만이라도 제대로 된 건강한 입맛을 물려주고 싶어서다.

 

마당과 집 근처에 민들레가 한창이다. 노란 민들레보다 흰 밀들레 잎사귀가

더 넓고 부드러워 생으로 먹기 좋다. 집 둘레를 다니며 한 바구니 뜯었다.

마침 비가 지난 후라 표고 버섯도 크게 자라나서 뜯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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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김치에 부추김치, 오이 무침, 엄나무순 장아찌에 부추를 듬뿍 넣은 불고기,

그리고 민들레 걷절이로 상을 차렸다. 아이들은 물론 불고기에 손이 제일 많이

가지만 내가 이따금씩 올려주는 민들레 겉절이도 마다하지 않는다.

밥상에 자주 올라오면 조금씩 먹게 된다. 처음엔 맛을 모르다가 이윽고는

익숙해진다. 그렇게 고기와 피자, 돈까스를 부르짖는 열네살 큰 아이가

민들레 겉절이를 잘 먹는 것만 봐도 그렇다.

아직 어린 동생들은 오빠 만큼 잘 먹지 못하지만 작년보다는 나아졌다.

그렇게 조금씩 맛을 알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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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 회사 가고, 아이들 모두 학교에 간 혼자 먹는 점심이다.

주로 접시 하나에 반찬 조금씩 담아 먹는데, 반찬은 엇비슷하다.

어떤날은 청국장을 곁들이고 어떤날은 두부를 구워 올리고, 어떤날은 파래김을

살짝 구워 같이 먹는다. 고기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겐 이런 밥상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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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일 도와주러 오신 친정 엄마와 둘이 먹었던 점심 밥상이다.

혼자 먹을 때 보다는 격식을 차린다.

전날 저녁에 먹고 남았던 불고기 국물에 야채를 다져 넣고 볶음밥을 만들어

민들레 겉절이와 파김치, 견과류를 넣고 조청으로 조린 멸치와 같이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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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저녁엔 아이들이 좋아하는 메뉴 한가지를 더 준비하지만 나머지 반찬들은

늘 먹는 대로 비슷하다.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조금 싫어하는 반찬들도 기꺼이

같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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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카레를 하는 날에도 반찬은 따로 차린다. 카레를 좋아하지 않는

아이가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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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장갔던 남편이 모처럼 일찍 온 저녁, 병어조림을 했다.

워낙 비싸서 자주 먹지는 못하지만 밖에서 외식 한번 안 하면 된다.

무를 넉넉히 넣고 조림을 했더니 아이들은 국물까지 싹싹 훑어 먹었다.

까칠한 열네살 아들과 잘 지내는 비결 역시 음식이다.

맛있는 반찬 한가지로 녀석의 마음은 쉽게 풀어진다.

 

텃밭에서는 벌써 쌈채소가 나오고 부추도 푸르게 자라난다.

쑥이랑 돌나물도 지천이다. 민들레도 계속 자라고 뽕나무 여린 잎들도 올라온다.

토마토랑 파프리카도 넉넉히 심었다.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초여름부터 늦가을까지

싱싱한 채소를 먹을 수 있으니 집밥을 만드는 시간이 한결 즐거워 질 것이다.

 

철없을 때는 주말에 세끼를 다 집에서 차려내는 일이 억울하고 분했다.

나도 시내에 나가 콧바람도 쐬고 푸드코트라도 다녀와야 쉬는 것 같았다.

그러나 이젠 그런 곳의 음식이 싫다. 정말 맛있고 좋은 음식이 있으면 한번씩

나가서 먹고 오고 싶지만 그럴 만한 가치가 없는 음식에 돈을 써가며

내 몸을 채워오는 일은 싫다.

음식 준비할때 매달리는 아이들이 있을때는 반찬 한가지 하기도 힘들었지만

이젠 아이들도 어지간히 커서 부엌에서 나오는 냄새에 관심을 가지며 들락거리다가

돕기도 한다.

철 들고 보니 집밥에 정성을 들이는 것이 제일 돈을 덜 쓰는 일이었다.

귀찮고 힘들어서 사 먹게 되면 생활비도 푹푹 들어가고 아이들 입맛도 버릇도

나빠진다. 음식 솜씨도 늘지 않고 냉장고에는 상해서 버리는 식재료들이 늘어난다.

조금 더 움직여서 집에서 만들어 먹으면 돈도 절약되고, 건강도 좋아지는데

이만한 일에 노력을 안 들일 이유가 없다.

 

몸은 작년보다 더 바빠졌지만 지난해보다 훨씬 더 좋은 음식을 가족들에게

먹이고 있다. 아이들도 지난해 못 먹던 음식들을 올 해는 잘 먹는다.

그럼 또 힘이나서 애쓰게 된다.

 

외식비, 병원비 안 들이고 대신 좋은 식재료 사서 제대로된 집밥을 해 먹으며

살기로 했다.

먹거리는 넘쳐나지만 건강을 지키는 일은 더 어려워지는 이 시대에

담백하고 슴슴한 집밥이야말로 최고의 건강 지킴이가 아닐까.

그래서 주말인 오늘도 다섯 식구의 여섯끼를 위해 열심히 움직이고 있다.

아침엔 김밥을 말았는데 저녁엔 잘 익는 토마토를 끓여 스파게티를 만들 작정이다.

외식보다 더 반기는 엄마표 음식들이다.

애쓴만큼 느는게 음식이다.

 

아이들도 나도, 남편도 오래 오래 건강하게 함께 살고 싶어서

오늘도 나는 집밥을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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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화
서른 둘에 결혼, 아이를 가지면서 직장 대신 육아를 선택했다. 산업화된 출산 문화가 싫어 첫째인 아들은 조산원에서, 둘째와 셋째 딸은 집에서 낳았다. 돈이 많이 들어서, 육아가 어려워서 아이를 많이 낳을 수 없다는 엄마들의 생각에 열심히 도전 중이다. 집에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 경험이 주는 가치, 병원과 예방접종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하게 아이를 키우는 일, 사교육에 의존하기보다는 아이와 더불어 세상을 배워가는 일을 소중하게 여기며 살고 있다. 계간 <공동육아>와 <민들레> 잡지에도 글을 쓰고 있다.
이메일 : don3123@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don3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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