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02698-2.JPG

 

우리 집 둘째, 세 살 하늘이가

점점 더 자기주장이 강해진다.

 

밥을 먹을 때

씻을 때

뭘 만들 때

뭘 옮길 때를 포함해

뭐 하나 작은 것을 할 때도

내가 할 거야!”한다.

 

야무진 손이긴 하지만 아직 못 하는 것이 많은데

그걸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시도해보고 싶어 한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밖에 나가면

내 손을 놓고 혼자 걸어가 떨어져서 놀고

 

카시트 없이 차에 앉으면 내 무릎 위가 아니라

한 자리를 번듯이 차지하고 싶어 하고

 

차에서 내릴 때도 자기 자리에서 내려오면

운전자석에 가서 핸들을 잡고 운전하는 시늉을 하고 있다.

 

옷장을 뒤져서 계절에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옷을 골라 입고

 

자기가 좋아하는 포크, 숟가락, 그릇, 컵을

꼭 쓰고 싶어 하고

 

뽀뽀도 자기가 기분이 좋을 때

내 얼굴을 끌어당겨서 하고 간다.

 

자기 손으로 문을 열 수 있게 된 이후로는

모든 문을 스스로 열고 닫으려고 하고

 

오라고 했을 때 한 번에 오는 적이 거의 없고

 

기다리다 지쳐서 엄마 먼저 간다!” 하면

, 먼저 가.” 한다.

 

싫은 건 싫어! 안 돼!” 하고 분명하게 주장하고

두 살 위 언니인 바다한테도 절대 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가 언니인양

바다가 음식을 흘리면 내가!” 하고 줍고

바다가 목욕을 하고 나오면 내가!”하고

바다의 몸을 수건으로 닦아주고

바다가 콧물이 나오면 내가 할게!” 하고 달려가

휴지를 가져와서 닦아준다.

 

바다와 다른 하늘이의 독립적인 모습을 보면서

놀람과 동시에 감탄할 때도 많지만

어떨 때는 참 번거롭다.

 

내가 하면 금방 끝날 일이 너무 오래 걸리고

정리할 일이 늘어나고

뒷수습이 까다로운 사고를 칠 때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상황 때문이거나 내가 너무 지쳐서

엄마가 할 일이야.”하고 내가 한다든지

옆에서 슬쩍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경험하고 감각하고 배우도록 놔둔다.

아니, 놔두려고 노력한다.

 

나는 하늘이의 작은 몸을 볼 때 마다

당당하고 힘 있는 에너지를 느끼는데

그 때마다 참 기분이 좋다.

 

어릴 때 말 없고 착했던 나의 모습과는 다른 내 아이의 모습이

신선하고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

 

하늘이의 확장되는 세상을 함께 경험하며

차곡차곡 쌓여나갈 성공과 실패와 성장을

바로 곁에서 바라보고 축하해줄 수 있는 엄마인 것이

나는 정말 좋다.

    

위풍당당 하늘이를 온 몸과 마음으로 축복한다.

    

 

DSC02553-1.JP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31737592/ce7/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9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내가 사는 제주도 집에 가족들이 왔다 imagefile 최형주 2019-05-27 1648
9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나의 결혼기념일 imagefile [2] 최형주 2018-07-26 2280
8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가 어린이집에 다닌다 imagefile [2] 최형주 2018-06-30 2571
8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살살 잡은 손 imagefile [4] 최형주 2018-06-17 2622
8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야 이거 어떡해! 너무 맛있어! imagefile [4] 최형주 2018-02-19 2589
8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아파서 고마운 지금 imagefile 최형주 2018-01-19 4092
8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큰 바다 손 위에 작은 자연 imagefile [7] 최형주 2018-01-09 3263
8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너를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하고 싶다 imagefile [2] 최형주 2017-09-21 4742
8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적이냐 친구냐를 부모에게 배우는 아이들 imagefile [1] 최형주 2017-08-30 4000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위풍당당 임최하늘 imagefile [1] 최형주 2017-08-21 4264
8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엄마의 품, 우주의 품 imagefile [1] 최형주 2017-08-14 4454
8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아쉬움을 달래려고 숨을 나누어 쉰다 imagefile [2] 최형주 2017-08-02 4244
7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장발의 바다에게 온 시련 imagefile [4] 최형주 2017-07-25 3863
7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 imagefile [2] 최형주 2017-07-06 3928
7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엄마 달 imagefile [2] 최형주 2017-05-31 5176
7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부처야, 생일 축하해 imagefile [2] 최형주 2017-05-03 6176
7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자연 생활 imagefile [2] 최형주 2017-04-20 6635
7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해피 버스 데이 투 미 imagefile [4] 최형주 2017-03-29 5567
7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큰 힘에 몸을 싣고 흐르면서 살아라 imagefile [2] 최형주 2017-03-14 5749
7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사랑을 주는 엄마' 가면 imagefile [2] 최형주 2017-02-28 82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