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05434.JPG


“얘들아~ 오늘 누구 생일잔치에 갈거야.”

“누구?”

“누구냐면, 이름이 부처이고 이렇게 생겼어.”

 

석가모니의 이미지를 본 아이들은 깜짝 놀라면서도 웃고 난리가 났다.

밑에 집에 사는 세아네와 같이 절에 가기로 한 오늘은 석가탄신일.

 

우리는 아빠 다리를 하고 앉아

부처의 길고 얇게 뜬 눈과

살짝 웃는 입과

손바닥이 하늘로 향하게 놓인 왼 손과

손바닥이 땅으로 향하게 놓인 오른 손을 흉내냈다.

 

“이 부처가 뭐라고 말할 거 같아?”

“어서 오너라... 오늘은 나의 생일이시다... 하하하...”

“어서 와, 나는 부처야. 키키키키”

 

목소리를 이리저리 바꾸며 부처 놀이를 하는데

문득 실제 부처의 목소리가 어땠을까 궁금해진다.

어떤 육성으로 어떤 말을 해서

세상의 많은 사람들을 깨어나게 했을까.

 

우리가 흉내 낸 부처를 그림으로 그려보기로 했다.

내가 하나 그리자 너도 나도 그려달라고 하길래

형태만 그려주고 각자 꾸미기를 했다.

 

화장도 시켜주고,

목걸이, 귀걸이, 팔찌도 걸어주고,

옷도 예쁘고 꾸며주었다.

마지막으로 부처에게 전하는 생일 축하한다는 말을 위에 써달라고 해서

“부처야, 생일 축하해.” 라고 써주었다.

 

부처의 생일 잔치에 갈 준비는 이제 다 된 것 같다.

 

“자, 얘들아. 이제 가볼까? 오늘 누구 생일이라고?”

“부추~~~~~!!!!!”

 

하하하하하하하하.

부처를 부추라고 말하는 아이들이 너무 귀엽고 재미있다.

 

기억하고 기릴 부처가 계셔서 고맙고

함께 그 분의 생일 잔치에 갈 이웃이 있어서 고맙고

이 날을 이렇게 유쾌하게 웃으며 보낼 수 있게 해준 아이들이 있어서 고맙다.

 

온 나라 사람들이 오래도록 기억하고 기념일을 축하할 깨어난 리더를

현시대에서도 만날 수 있길 가슴 깊이 염원하며 오늘을 보낸다.

 

 DSC05385.JP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31721501/362/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9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내가 사는 제주도 집에 가족들이 왔다 imagefile 최형주 2019-05-27 1556
9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나의 결혼기념일 imagefile [2] 최형주 2018-07-26 2267
8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가 어린이집에 다닌다 imagefile [2] 최형주 2018-06-30 2558
8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살살 잡은 손 imagefile [4] 최형주 2018-06-17 2611
8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야 이거 어떡해! 너무 맛있어! imagefile [4] 최형주 2018-02-19 2576
8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아파서 고마운 지금 imagefile 최형주 2018-01-19 4073
8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큰 바다 손 위에 작은 자연 imagefile [7] 최형주 2018-01-09 3254
8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너를 사랑하는 만큼 나를 사랑하고 싶다 imagefile [2] 최형주 2017-09-21 4726
8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적이냐 친구냐를 부모에게 배우는 아이들 imagefile [1] 최형주 2017-08-30 3993
8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위풍당당 임최하늘 imagefile [1] 최형주 2017-08-21 4256
8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엄마의 품, 우주의 품 imagefile [1] 최형주 2017-08-14 4448
8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아쉬움을 달래려고 숨을 나누어 쉰다 imagefile [2] 최형주 2017-08-02 4234
7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장발의 바다에게 온 시련 imagefile [4] 최형주 2017-07-25 3854
7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에게 더 잘해주고 싶다 imagefile [2] 최형주 2017-07-06 3923
7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엄마 달 imagefile [2] 최형주 2017-05-31 5167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부처야, 생일 축하해 imagefile [2] 최형주 2017-05-03 6167
7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자연 생활 imagefile [2] 최형주 2017-04-20 6629
7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해피 버스 데이 투 미 imagefile [4] 최형주 2017-03-29 5556
7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큰 힘에 몸을 싣고 흐르면서 살아라 imagefile [2] 최형주 2017-03-14 5737
7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사랑을 주는 엄마' 가면 imagefile [2] 최형주 2017-02-28 82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