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는 꿈이 있었다.
아이 넷을 낳아 재미있게, 왁자지껄하게 사는 꿈.
이 그림을 그린 날은 참치 김치 볶음밥을 아주 쉽게, 아주 맛있게 만들어 먹고서는
역시, 아이들이 많으면 이런 것도 같이 해먹고 얼마나 재밌고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바다를 낳기 한 달 전 쯤.
미쳤지.
몰랐지.
아으~~~!!!
둘째 하늘이가 이유식을 시작하면서는 더 정신없이 바쁜데 매번 업고 재우고
밤중에 깨면 젖 주고 다시 재우고 똥 씻기고 목욕 시키고 짬 내서 놀아주고
얜 왜 이렇게 안 웃지? 생각하다가 빨래하고 밥 해먹고, 그림 뭐 그릴까 고민하고
기적적으로 아이들과 함께 잠이 안 든 날은
무거운 몸을 일으켜 앉아 그림 좀 그리다가 아기 깨면 다시 재우고 나도 잠들고.
그러는 와중에 이런 저런 고민과 걱정, 처리해야 하는 일들에 대한 생각이 겹치고
아이들이 기침감기로 콜록이면 더 마음이 무거워진다.
바다의 고집은 더 없이 강해지고 있고 정신없는 와중에 내 뱉는 “안 돼!”, “바다야~ 그러지마~!”
같은 말들에 대한 바다의 거친 반응이 나를 죄책감으로 밀어 넣는다.
통제되지 않는 상황의 연속.
예상할 수 없는 사건의 연속.
풀리지 않는 피곤함.
내 시간의 부재.
이런 게 육아인 줄 몰랐다.
어지럽다.
중심을 세우고 싶은데 폭풍을 맞는 나무처럼 휘청거린다.
그런데 넷이면... 어떨까?
ㅋㅋㅋㅋ 도대체 어떨까?
요즘 계속 생각이 나서 찾아본 이 그림.
그 때 내 꿈만큼이나 명랑한 느낌이 전해진다.
ㅋㅋㅋㅋ 그 땐 몰랐지?
혹시 내가 육아 무공을 쌓고 부부 금술도 좋아서 아이 넷을 낳게 되고
이런 맛있는 비빔밥을 먹게 된다면 그 땐 또 지금은 모르는 세상이 있겠지?
참, 힘들지만 어쨌든 재미있다.
하, 재미있다는 말을 하고있네.
재미있다.
2015. 8.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