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SC00508-3.JPG



“하늘아 큰~하늘 어디 있어?”

“쩌꺼!”

“아기 하늘 어디 있어?”

“이꺼!”

 

와,

하늘 어디 있냐고 물으면 항상 자기를 가리키던 하늘이가

오늘은 하늘이 머리 위에 있다고 손짓하며 말했다.

며칠 전에 산책을 하면서 너랑 이름이 같은 하늘이 저 위에 있다고,

저 하늘은 큰~ 하늘이라고 알려주었는데 그 때 이해를 한 것일까?

기특하고 신기하다.

 

바다는 두 살 정도 되었을 때 큰산이 큰 바다를 가리키며 “바~~~~~~다!”라고 하고

아기 바다를 가리키며 “바다!”라고 해서 길고 짧게 소리를 내어 가르쳐주었다.

그 때도 그걸 이해하는 바다가 참 예뻤는데.

 

높고 넓고 아름다운 하늘을 볼 때 마다

하늘이 너도 저 하늘이랑 똑같다고,

크고 깊고 신비로운 바다를 볼 때 마다

바다 너도 저 바다랑 똑같다고,

둘째 딸 하늘이와 첫째 딸 바다에게 이야기해준다.

 

산책을 할 때 마다 가려지지 않은 큰 하늘과

멀리 보이는 파도치는 바다를 보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저 하늘과 내가 같고

저 바다와 내가 같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라고 여겼는데,

바다는 자기 이름이 저 바다랑 똑같아서 마음에 안 든다며

도대체 왜 그렇게 지었냐고 따진다.

마음에 안 들면 네가 네 이름을 지으라고 했더니

하루에도 몇 번씩 이름을 바꾼다.

오늘은 “나 이름 바꿨어. ‘음머’야.” 라고 자기 이름을 소개했다.

아직 어리니까 그 이름이 어떤 이름인지 모르는 거라고 ‘음머’엄마는 생각하고 있다.

 

임최바다.

임최하늘.

큰산의 성 ‘임’과 나의 성 ‘최’를 함께 쓴 ‘임최’라는 성과

자연 에너지가 가득한 바다와 하늘이라는 이름을 두 딸에게 주며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뱃 속에 있을 때 큰산과 함께 수없이 감탄하며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푸른 바다 냄새를 맡듯이 “바다야...”를 부르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듯이 “하늘아...”를 불렀다.

 

하늘이가 자연의 하늘과 자신의 이름을 구분한 오늘.

바다 그리고 하늘

두 이름을 지어줄 때의 그 떨림을 다시 느끼고

매일 바다와 하늘을 만나며 아이들 삶에 자연의 기운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생각한다.

 

고맙다.

아이들 이름과 같은 바다와 하늘이라는 자연에게 고맙고

아이들이 잘 크고 있는 것이 고맙고

제주도에 살고 있는 것이 고맙고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고맙다.


아이들 덕분에 

참 많은 것이 

고맙다.

 



DSC00196-1.JPG



DSC00466.JPG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31678853/87a/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26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세 아이가 방학 했다!! imagefile [5] 신순화 2015-07-28 10349
26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양은 냄비 여섯 개의 꿈 imagefile [4] 최형주 2015-08-26 10341
263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아빠교본, 아들이 말하는 아버지이야기 imagefile [1] 홍창욱 2015-03-02 10329
26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가장 먼저 사랑을 해 imagefile [1] 최형주 2016-11-10 10328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하늘이의 하늘 imagefile [1] 최형주 2016-12-10 10309
26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의 복수 imagefile [8] 최형주 2015-10-17 10300
259 [화순댁의 산골마을 육아 일기] 어른들의 세계를 '따라하며' 말을 배우는 아이 imagefile 안정숙 2014-07-10 10298
258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마르지 않는 내 노다지 imagefile [1] 신순화 2017-10-31 10295
257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에릭 칼을 좋아하세요? imagefile [3] 윤영희 2017-05-18 10291
256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좋은 한 끼 imagefile [8] 신순화 2018-03-20 10286
25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전기없이 살 수 있을까? imagefile [2] 신순화 2018-03-16 10280
254 [최형주의 젖 이야기] 밤 젖 끊기의 시도 imagefile 최형주 2014-06-12 10275
253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손톱이 자랐다, 마음도 함께 자랐다 imagefile [8] 신순화 2018-01-19 10268
252 [화순댁의 산골마을 육아 일기] 아빠가 된 서태지 imagefile [4] 안정숙 2014-09-24 10266
251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딸은 사춘기 엄마는 갱년기 imagefile [3] 윤영희 2018-06-21 10256
250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두 아이의 진짜아빠 만들기’를 열며 imagefile [1] 홍창욱 2015-01-05 10249
249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육아카툰43편] 설명절, 뭐라고 뭐가 어째? imagefile [8] 지호엄마 2015-02-23 10244
248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마음이 베이다 imagefile [7] 신순화 2018-06-17 10240
247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 [어른책] 분리된 세계 저쪽 imagefile [10] 서이슬 2017-09-10 10229
24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부처야, 생일 축하해 imagefile [2] 최형주 2017-05-03 102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