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 살’은 유아들에겐 레전드처럼 느껴지는 연령이다. 형님이라는 말 앞에 ‘다섯 살’이라는 말이 붙어야 자연스러울 정도로. 이제 해가 바뀌고 녀석도 다섯 살이 되었다. 그리고 1년을 다닌 어린이집에서 승급을 하게 되었다.

 

수료식.jpg 지난주 금요일, 어린이집에서는 수료식이 열렸다. 녀석은 꽃잎반(만2세) 과정을 무사히 마치고 이제 풀잎반(만3~5세)으로 옮기게 된다. 아빠로서 수료식에 참석은 못했지만 여느 졸업식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수료증이 수여됐고, 송사와 답사도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빛나는 졸업장을 타신 언니께~” 대신에 ‘형님반에 간다네’라는 희망찬 노래가 울려퍼졌다고 한 다. 

 

“내가 처음 꽃잎반에 들어왔을 때에는 나는 아직 어리고 모르는 것 많았네 이젠 한살 더 먹어서 몸도 많이 자라고 생각들도 자라서 형님반에 간다네.”

 

수료식을 마친 녀석은 집에 와서도 이 노래를 흥얼거렸다. 단순하고 쉬운 멜로디에 녀석의 상황을 정확하게 표현한 가사라, 어린이집 선생님들이 만든 작품으로 알았지만, 검색을 해보니 육아계에서는 유명한 수료식 노래였다.

 

새해 들어 다섯 살이 되고서 녀석은 유난히 ‘호칭’에 신경을 썼다. “다섯 살 형아!”라고 부르면 녀석은 “아~니. 형아가 아니고 형님이야”라고 바로잡았다. 칭찬을 한다며 “성윤이는 어떻게 그런 걸 잘 해?”라고 물으면 답은 언제나 쿨하게 하나였다. “형님이라서 그래.”

 

1년간의 꽃잎반 과정을 수료하고 이제 ‘형님반’에 간다니 녀석은 정말 자타가 공인하는 ‘형님’이 되는 기분일 거다. 어린이집 데려다놓고 애가 적응 못할까봐 마음 졸였던 게 1년 전이었는데, 이제는 형님처럼 의젓해진 녀석의 모습에 마음이 놓인다. 1년 동안 성윤이를 돌봐주셨던 선생님들께서는 수료식을 맞아 편지를 써주셨다.

 

“성윤이를 처음 보았던 날이 떠오르는구나. 긴장된 모습에 미끄럼틀을 무서워하던 친구였는데... 요즘에는 부쩍 자라서 미끄럼틀도 잘 타고 매운 김치도 용기 내어 먹으려고 시도하는 친구 성윤이... 형님이 되면 매운 김치도 잘 먹는 성윤이가 되면 좋겠구나. 선생님은 멋진 성윤이를 믿어!! 파이팅!!”

 

성윤이가 멋진 형님이 될 수 있도록 잘 돌봐주신 선생님들께도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올린다.

앞으로 녀석은 열흘 동안의 통합보육을 거쳐 3월부터 형님반(풀잎반)에 들어가게 된다. ‘몸도 많이 자라고 생각도 자란’ 녀석의 형님반 생활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태그
첨부
김태규 기자
서른두살 차이 나는 아들과 마지못해 놀아‘주다가’ 이제는 함께 잘 놀고 있는 한겨레 미디어 전략 담당 기자. 부드럽지만 단호하고 친구 같지만 권위 있는 아빠가 되는 게 꿈이다. 3년 간의 외출을 끝내고 다시 베이비트리로 돌아왔다.
이메일 : dokbul@hani.co.kr      
블로그 : plug.hani.co.kr/dokbul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51241/352/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sort 조회수
159 [김외현 기자의 21세기 신남성] 남편이 본 아내의 임신 - (1)임부복 imagefile [6] 김외현 2012-04-24 43037
158 [즐거운아줌마의 육아카툰] [8편] 4.11 총선, 누굴 거지 새낀 줄 아시나요~? imagefile [17] 지호엄마 2012-04-06 49078
157 [김태규 기자의 짬짬육아 시즌2] 나를 '이해'해줄 거라는 '오해' imagefile [7] 김태규 2012-03-12 47757
» [김태규 기자의 짬짬육아 시즌2] 형님반에 간다네 imagefile [7] 김태규 2012-02-20 30193
155 [김연희의 태평육아] 봄이 기다려지는 이유 imagefile [9] 김연희 2012-02-15 30460
154 [김태규 기자의 짬짬육아 시즌2] 스마트폰 '요리 혁명' imagefile [10] 김태규 2012-01-16 31666
153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내 첫 책, '두려움 없이 엄마되기' imagefile [15] 신순화 2012-01-03 33281
152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기막혔던 뽀뇨의 첫 이사 imagefile [2] 홍창욱 2011-12-26 33884
151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아들의 방학은 엄마의 특별근무!! imagefile [2] 신순화 2011-12-26 36523
150 [김연희의 태평육아] 떼다 imagefile [3] 김연희 2011-12-21 35518
149 [김태규 기자의 짬짬육아 시즌2] 기자 아빠 일상에도 파고든 종편 [1] 김태규 2011-12-06 23814
148 [김연희의 태평육아] 부정어 풀장착 imagefile [1] 김연희 2011-12-02 27369
147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아이가 잠든 사이 `드라마 감성충전' imagefile [9] 양선아 2011-11-30 18412
146 [양선아 기자의 육아의 재발견] 복귀...육아휴직을 통해 얻은 4가지 imagefile [4] 양선아 2011-11-16 20493
145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안 해!' 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 imagefile [8] 홍창욱 2011-11-14 29022
144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쭈쭈 없는 아빠의 설움 imagefile 홍창욱 2011-11-07 38191
143 [김연희의 태평육아] 왜 하의실종 종결자가 되었나? imagefile [3] 김연희 2011-11-02 42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