밖이 춥다.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를 생각하면 오산이다. 섬 어느 곳이나 바람 안부는 곳이 없으니 체감하는 온도는 클 수 밖에.

마침 어제 비까지 내려 낙엽까지 떨어지고 바람이 슬슬 불기시작하면 따뜻한 햇볕 한줌 그리워진다.

 

어릴적 할아버지들이 동네 담벼락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햇볕을 쬐던 그 시절,

그 때는 심심해서 어떻게 살았을까 싶은데 오늘은 그 햇볕이 생각나 딸아이와 볕이 잘 드는 거실에 앉았다.

'오늘 하루는 잔뜩 거드름을 펴야지'하는 맘으로 늦게 일어나 아침 겸 점심도 먹는둥 마는둥 하며

둘이 마주 앉으니 세상 부러울 것이 없구나.

 

"뽀뇨, 아빠랑 광합성 할래요?" 세 살 뽀뇨도 "광합성, 광합성" 마치 식물이 된 것처럼 가만히 앉아서

쌓기 나무블록을 올렸다 부수었다, 올렸다 부수었다 한다.

뽀뇨는 그게 재밌는지 "꺄르르"하고 웃고 아빠도 덩달아 웃는다.

 

멀리 대공원을 가야 기억에 남나, 멀리 비행기를 타야 기억에 남나.

지금 이 순간 자연이 내려준 따뜻한 햇볕 한줌 맞으며 웃는 우리가 세상 가장 행복한 가족이다.

 

<광합성 우리 부녀>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뽀뇨의 이야기를 들어보실 수 있어요.

가족.p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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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이메일 : pporco25@naver.com       트위터 : pponyo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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