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개월 뽀뇨.
아직 기저귀를 차고 다닌다.
설명절때 아직도 기저귀 차게 한다고 양가에서 잔소리를 꽤나 들었지만
아이가 준비될 때까지 기다릴 생각이다.
마냥 언제까지 기다려야 하나 싶기도 해서
나름 뽀뇨에게 압박(?)을 넣는 것이 바로 ‘어린이’라는 단어이다.
“뽀뇨는 아가야가 아니라 이제 어린이에요”를 하루에도 몇 번씩 되내이면서
조금은 달라지는 모습을 바라고 있는데 요즘 부쩍 어린이티를 내고 있다.

먼저 눈에 띄게 자란 키. 키가 어찌나 많이 자랐는
소녀티가 나는듯하다.
창원에서 가져온 동화책으로 매일매일 대여섯권의 동화책을 읽어주다 보니지 아빠 눈에는 말도 제법 대화체 문장으로 구사가 가능해졌다.
오늘 저녁에는 밥을 먹는데 배가 고팠는지 밥 한그릇을 뚝딱 비웠다.
아빠도 엄마가 정성껏 요리한 배추된장찌게가 맛이 좋아서 밥을 조금 더 먹으려고 하는데 된장국물을 조금 더 달라고 한다.
조금 따라주고 밥을 더 덜어주었더니 하는 말이 가관이다.
“아빠, 여기까지만”
순간 나의 어린 시절과 오버랩되면서 어린시절 소고기국을 잘 먹는다고
국물과 건더기, 밥 한숫가락을 말아주시던 외할머니가 떠올랐다.
당시에 귀하던 소고기를 푹 끓이고 무를 시원하게 썰어 넣어서
맛이 기가 막히던 그 소고기국,
그런데 그 소고기국과 뗄래야 뗄 수 없는 말이 바로 그것이었으니
어린마음에도 할머니의 한 숟가락이 참 크긴 컸나보다.
“할매, 여기까지만”
밥을 먹다가 참 기가 찰 노릇인 것이 할머니의 소고기국과
‘여기까지만’을 내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이 과연 지금의 뽀뇨나이대인
4살이었던가 하는 것이다.
한편으로 뽀뇨가 벌써 그 정도나 자랐나 싶고
이제 진짜 “어린이”라고 불러야 하나 싶어 아빠 마음이 복잡하다.
잠을 잘 때는 항상 엄마 옆에서 자리를 차지하고 아빠를 얼씬도 못하게 하는 뽀뇨.
4살 뽀뇨를 ‘아기’로 잡아두면 몸이 힘들고
그렇다고 ‘어린이’가 되면 아빠품을 점점 벗어나게 될 것이고
여러 가지로 씁쓸한 마음에 숟가락을 놓는다.
“아빠, 딸바보는 여기까지만” 하고 싶겠지만 “아니, 아빠맘은 늘 변함없다”.
<4살 뽀뇨가 된 기념으로 예고편 하나 만들어봤습니다. 요즘 여러가지 일로 많이 바쁘지만 올해도 찾아뵐께요>
우리, 블로그 밖에서도 만나요 (^^)/
+ 트위터 + 페이스북 + 유튜브 +핀터레스트 + 메일로 받아보기 + 팟캐스트 제주이민편 + 아빠맘대로 동화책읽기 + 내 소개 & 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