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약속을 좋아한다.
그것도 혼자 하는 약속을.
100일간 마늘요리하겠다는 것도 누가 시켜서 한 것이 아닌 혼자의 약속이었다.
지킬 수 있다는 자신감이자 일종의 도전인데,
일상의 소소한 도전과 성취가 삶을 재미있게 한다.
아빠는 아내와 결혼 할때 약속을 한 적이 있다.
약속을 얼마나 잘했으면 신문에도 나갔을까?
그 약속은 아래 사진와 같다.
<신문에 나온 "결혼식"기사를 보실려면 아래 사진을 눌러주셔요 ^^>
우리 부부는 이 글귀가 써있는 선언문을 하객들앞에서 읽어내려갔으니
지금 생각하면 참 얼굴도 두껍다.
지금은 우습기까지 한 약속이지만 선언문을 만들때는 꽤 진지했다.
‘반드시 밤 12시 전에 귀하하겠습니다’라는 약속은 아내가 적극 권유했고 어쩔수 없이 오케이했지만
서울에 있을때도 지킬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지금도 선서 내용 중 “12시 전 귀가”를 지키고 있냐고 묻는 사람이 많은데
가뭄에 콩나듯 12시를 넘길 일이 있을때는 이 약속덕분에 마음에 많이 걸린다.
그게 약속의 힘이 아닐까?
자, 이제 아빠의 747약속을 이야기해보자.
사실 이 약속은 조금 뜬금없었다.
매일 뽀뇨 육아일기를 블로그에 쓰고 있는데
하필 날수가 747일이다.
대통령의 공약이 떠오르며 아빠도 뽀뇨에게 공약한게 쯤은 해야겠다 싶어 급조한 것이다.
아빠의 747공약! 7 : (뽀뇨가 눈을 뜨는) 7시에 함께 기상하겠습니다! 4: 사랑한다고 하루에 꼭 한번 아내와 뽀뇨에게 말해주겠습니다! 7 : 7일중 하루는 가족과 함께 꼭 산으로 바다로 가겠습니다. 여러분~, 이거 다 참말인거 아시죠? ^^ #뽀뇨육아일기_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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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팅을 하고 하루만에 누군가의 댓글이 달렸다.
“아침 7시 기상은 아마 어려울듯 취침시간이 다르니 기상시간이 다른게 더 자연스럽다”.
자세히 보니 아내가 댓글을 썼다.
글쓰고 알바하고 하다보면 취침시간이 보통 새벽 1시.
오늘 아침에도 “아빠, 일어나~ 일어나~”로 아침을 시작해야 했지만
아이와 함께 아침을 맞이한다는게 얼마나 행복한 일인가.
“사랑한다고 말해주기”. 별거 아닌데 말해주고 나면 듣는 사람이나 하는 사람이나 왠지 모르게 뿌듯하다.
근데 “아내에게”를 왜 포함시켰을까?
빼자니 그렇고 해서 집어넣긴 했는데 다음날부터 여간 신경쓰이는게 아니다.
매일 출근할때는 아내에게 뽀뽀도 하고 안아주기도 하고 했는데
거의 집에서 일하다보니 “사랑해”라고 할 타이밍을 어떻게 잡을지..
블로그 포스팅을 읽은 아내는 무슨 생각을 하게 될지. ㅋㅋ
아, 둘다 난감이라. 뭐 이런 상태 좋다.
다음은 너무 쉬운 내용인데도 은근히 부담스러울때가 있는 약속이다.
집에서 차로 10분이면 산이고 바다인데 뭐가 부담스럽냐고 하겠지만
7일 중 하루라고 못 박아놓는 것이 약간이 강박으로 다가올때가 있다.
하지만 뭐 어떠랴,
좋은 강박이라면 따를 수 밖에.
그리하야 지난 주는 물빛이 아름다운 함덕으로 갔다.
뽀뇨와 바람을 맞으며 바닷물에 들어가고, 맛있는 김밥도 먹었다.
급조한 공약이지만 지난 한주는 재미가 쏠쏠했다.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뽀뇨가 신나하는 표정을 리얼하게 보실수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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