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둘째, 세 살 하늘이가
점점 더 자기주장이 강해진다.
밥을 먹을 때
씻을 때
뭘 만들 때
뭘 옮길 때를 포함해
뭐 하나 작은 것을 할 때도
“내가 할 거야!”한다.
야무진 손이긴 하지만 아직 못 하는 것이 많은데
그걸 할 수 있느냐 없느냐는 상관하지 않고
무조건 시도해보고 싶어 한다.
걷기 시작하면서부터 밖에 나가면
내 손을 놓고 혼자 걸어가 떨어져서 놀고
카시트 없이 차에 앉으면 내 무릎 위가 아니라
한 자리를 번듯이 차지하고 싶어 하고
차에서 내릴 때도 자기 자리에서 내려오면
운전자석에 가서 핸들을 잡고 운전하는 시늉을 하고 있다.
옷장을 뒤져서 계절에 상관없이
자기가 원하는 옷을 골라 입고
자기가 좋아하는 포크, 숟가락, 그릇, 컵을
꼭 쓰고 싶어 하고
뽀뽀도 자기가 기분이 좋을 때
내 얼굴을 끌어당겨서 하고 간다.
자기 손으로 문을 열 수 있게 된 이후로는
모든 문을 스스로 열고 닫으려고 하고
오라고 했을 때 한 번에 오는 적이 거의 없고
기다리다 지쳐서 “엄마 먼저 간다!” 하면
“응, 먼저 가.” 한다.
싫은 건 “싫어! 안 돼!” 하고 분명하게 주장하고
두 살 위 언니인 바다한테도 절대 지지 않는다.
오히려 자기가 언니인양
바다가 음식을 흘리면 “내가!” 하고 줍고
바다가 목욕을 하고 나오면 “내가!”하고
바다의 몸을 수건으로 닦아주고
바다가 콧물이 나오면 “내가 할게!” 하고 달려가
휴지를 가져와서 닦아준다.
바다와 다른 하늘이의 독립적인 모습을 보면서
놀람과 동시에 감탄할 때도 많지만
어떨 때는 참 번거롭다.
내가 하면 금방 끝날 일이 너무 오래 걸리고
정리할 일이 늘어나고
뒷수습이 까다로운 사고를 칠 때도 종종 있기 때문이다.
때로는 상황 때문이거나 내가 너무 지쳐서
“엄마가 할 일이야.”하고 내가 한다든지
옆에서 슬쩍 도와주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가급적이면 경험하고 감각하고 배우도록 놔둔다.
아니, 놔두려고 노력한다.
나는 하늘이의 작은 몸을 볼 때 마다
당당하고 힘 있는 에너지를 느끼는데
그 때마다 참 기분이 좋다.
어릴 때 말 없고 착했던 나의 모습과는 다른 내 아이의 모습이
신선하고 재미있고 한편으로는 자랑스럽다.
하늘이의 확장되는 세상을 함께 경험하며
차곡차곡 쌓여나갈 성공과 실패와 성장을
바로 곁에서 바라보고 축하해줄 수 있는 엄마인 것이
나는 정말 좋다.
위풍당당 하늘이를 온 몸과 마음으로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