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1242.PNG 참기 힘든 진통과 출산의 고통이 사라진 뒤, ‘이제 모든 것이 다 끝났다’고 생각한 것은 오산이었다. 분만 직후부터 나는 아랫배와 골반을 타고 밀려오는 이름 모를 불편함과 통증을 마주해야 했다. 이전에는 경험하지 못한, 마치 아랫배 안쪽에 고압의 전류(?)가 흐르는 느낌이랄까? 분만의 고통, 회음부 절개로 인한 통증은 이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었다.
 
 “이 정도 쯤이야!”
 처음에는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까짓것 아이도 순풍(?) 그것도 1시간만에 낳았으니. 그런데 통증은 둥이의 혈당 수치가 정상화되고, 모유수유를 본격적으로 시작한 출산 이틀 후부터 극심해졌다. 도대체 이건 뭐야? 그렇지 않아도 회음부 통증에다 젖몸살이 시작되고 있는데. 또다시 휴대폰으로 정보의 바다를 누볐다. 내 증상은 말 그대로 ‘산후통’ 또는 ‘훗배앓이’라 불리는 증상이었다.
 
 “산후통이란 산후에 자궁이 수축되면서 통증이 오는 것을 말한다. 초산부는 일정한 강도로 자궁이 수축해 통증이 오래가지 않지만, 경산부는 간헐적으로 강하게 수축하면서 오래 지속될 수 있다. 특히 수유중 에 통증이 증가하는데, 수유 중 체내에 증가하는 자궁수축물질(옥시토신) 때문이다. 분만 3일후 대부분 통증이 감소한다.”
 
 즉, 산후통이란 자궁이 임신 전 상태, 정상으로 돌아가기 위한 과정에 나타나는 것이었다. (커지고 늘어났던 자궁이 원래 크기로 줄어들고 제 위치를 찾아가는 과정) 그렇지 않아도 젖이 돌면서 찾아온 젖몸살에 훗배앓이까지 찾아오니 눈을 뜨고 있는 순간들이 너무나 괴로웠다. 훗배앓이 증상은 마치 진통(진통보다 더 아팠다. 진통은 정말 소리 한번 안지르고 참았던 나다!!!)처럼 간헐적으로, 그러나 자주 찾아왔다. 그때마다 나는 “아악~”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아랫배를 잡았다. 2시간 간격으로 모유를 먹일 때마다 아랫배의 통증은 더욱 더 심해졌다. 진통에다 마치 배 안에서 바늘로 살들을 콕콕~ 찌르는 느낌이다.
 
 “훗배앓이가 멈출 때까지 며칠만 분유를 먹일까?”
 혼합수유의 유혹이 파도처럼 밀려왔다. 모유 수유가 신생아의 건강뿐 아니라 빠른 자궁수축과 산후회복을 위한 최선의 방법입을 분명하게 알고 있었으면서도 말이다. 여튼 그때는 아이에게 젖을 물리는 그 30~40분이 얼마나 참기 힘든 고통이었던지…. 더구나 젖몸살에 회음부 통증까지, 정말 통증 종합선물세트가 아닐 수 없다. 2시간 간격으로 모유를 먹이느라, 7살과 5살 딸내미들의 수발드느라 수면시간도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나는 육체적·정신적으로 점점더 피폐해졌다. 몸조리는커녕 맘 편히 단 1시간이라도 누워있었으면 싶었다.
 
 이러한 훗배앓이는 초산부보다 경산부, 다태아, 과다양수증 산모에게서 더 심하게 나타난다고 한다. 내 경우 첫째, 둘째 출산 때까지 훗배앓이를 겪지 않았다. 말크대로 출산한 뒤부터는 고통 끝! 행복 시작! 그런데, 셋째 출산이 문제였다. 훗배앓이는 출산 횟수가 많아질수록 자궁의 크기나 피로도가 더 크기 때문에 더욱 강한 자궁수축이 이뤄질 수밖에 없다.
 
 훗배앓이는 보통 분만 직후나 분만 3일후부터 1주일 사이에 나타난다. 그러나 분만 후 일주일까지 아무렇지 않다가 일주일 지난 뒤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대체로 분만, 분만 후 일주일까지 나타나지 않다가 분만 1주일이 지난 뒤 나타나기도 한다. 훗배앓이는 자연분만뿐 아니라 제왕절개한 산모도 똑같이 겪으며, 분만횟수가 늘수록 더 심해진다. 자연분만과 제왕절개라는 분만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산후 회복과정은 동일하기 때문이다. 훗배앓이는 산후조리 과정에만 나타나므로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산후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은 배와 몸을 따뜻하게 하는 것이다. 배가 차가우면 증상이 더 심해진다. 찜질팩 등으로 배를 따뜻하게 해주면서 손으로 부드럽게 마사지를 하면 통증을 줄일 수 있다. 통증이 너무 심할 때는 (수유해도 문제가 없는) 진통제를 복용할 수 있다.

 
 나의 이런 고통과 달리 남편은 “엄살을 부린다”는 반응이었다. 첫째, 둘째 낳고서 아무렇지 않더니, 셋째 낳고서 돌변(?)했다는 식이다. 그동안 너무 씩씩하게 출산하고 산후조리한 걸 후회했다. 진짜 엄살을 제대로 부렸어야했는데…. “셋째 낳고는 몸조리 잘해야 한다.”던 주변 사람들의 충고가 내 귓가에서 맴돌았다. ‘나는 이렇게 괴로운데…. 왜 임신의 고통과 출산은 여성인 나만 겪어야 해? 셋째 낳을 계획 없었는데, 이렇게 만든 게 누군데?’ 남편에 대한 미움과 원망이 솟구치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나왔다. ‘이럴 줄 알았으면 돈 생각 말고 거금(?)을 들여서라도 산후조리원에 갈 걸…. 괜히 산모도우미 불러 집에서 몸조리한다고 했어.’ 뿐만 아니라 내 곁에서 편온한 모습으로 새근새근 잠들어 있는 둥이 역시 원망스럽기는 마찬가지였다. 왜이리 자주 깨서 젖달라고 징얼대는 것인지. 
 
 이것이 산후우울증인가? 첫째를 낳을 때만 해도 곁에서 내 수발을 들고, 아이 기저귀를 (시키지 않아도) 갈고, 목욕을 시키고(손목 다친다고 아예 아이 목욕시키는 일에서 나를 제외시켰다), 울 때마다 아니 울지 않아도 아이 안아주기에 바빴던 남편은 어디로 갔단 말인가! 둥이가 울 때 안아주기는커녕 기저귀 한 번 안 갈아준다. 오히려 남편은 “아이 보는 것이 뭐가 힘드냐? 일하는 남편이 맘 편히 집에서 쉴 수 있도록 (휴직하는 동안이라도) 배려해줘야 하는 거 아니냐?”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엄청 피곤한 표정을 짓는 남편. 남편들은 왜, 변하는 것일까. 연애할 때, 결혼한 뒤, 출산한 뒤에도 아내에게 한결 같은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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