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20150206_105850.jpg


 

동네 언니 집에 놀러갔다가 어두워져서 돌아오는 길.
바다를 업었다.
기분 좋게 노래를 부르며 걷다가
바다가 계속 뒤로 젖혀지는 느낌이 들어서 말했다.
"목 잡아, 목!"
그래도 목을 안 잡고 계속 뒤로 젖혀지는 것 같아서
"바다야, 목 잡아. 아유, 엄마 힘들다~ 목 잡아!"
하며 계속 목을 잡으라고 하는데
여전히 안 잡길래 조금 화가 나서
"바다야!" 하며 뒤를 돌아보니...
하앗!
자기 목을 턱! 잡고 있다.
나는 너무 웃기고 놀라서 그 자리에 서서
바다를 업은 채로 비틀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그치, 그것도 목이지.
너 계속 그 목을 잡고 있었구나!
장하다, 우리 딸.
똑똑하다, 우리 딸.
오늘도 이렇게 웃게 해주어서 고마워!

 

2015. 2. 5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323882/892/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
3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힘내자, 내 손목! imagefile [13] 최형주 2015-08-13 11607
3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온 가족의 엄지로 만든 '하늘'나비 imagefile [5] 최형주 2015-06-13 7474
2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네 눈 안에 나를... imagefile [6] 최형주 2015-06-08 7879
2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나를 위한 두 시간. 진작 이럴 걸! imagefile [2] 최형주 2015-05-31 7577
2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현민'꽃 피어난지 100일 imagefile [6] 최형주 2015-05-26 7045
2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하늘이의 웃음을 기다려 imagefile [2] 최형주 2015-05-20 6534
2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네 손이 내 손 만큼 커질거라니! imagefile [2] 최형주 2015-05-08 7541
2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남편이 말했다. "머리를 길러야겠어." imagefile [4] 최형주 2015-04-30 8250
2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달빛 이불 imagefile [4] 최형주 2015-04-28 8925
2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자유 참외 imagefile [3] 최형주 2015-04-18 10635
21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천천히 커라, 천천히 imagefile [2] 최형주 2015-04-13 9668
20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야, 우리 빗소리 듣자 imagefile [10] 최형주 2015-04-04 7953
1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조용하고 풍요롭게 지나간 2015년 3월 23일 imagefile [11] 최형주 2015-03-27 8574
18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의 업그레이드 버전, 하늘 imagefile [6] 최형주 2015-03-20 7789
17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날 뜯어 먹고 사는 놈들 imagefile [10] 최형주 2015-03-12 8483
16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코를 뚫었다. 출산을 일주일 앞두고. imagefile [9] 최형주 2015-03-06 9411
15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요즘 바다의 최고 간식, 다시마! imagefile [7] 최형주 2015-03-01 9197
1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다가 나를 부른다. "여보~!" imagefile [4] 최형주 2015-02-13 13968
»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목 잡아, 목!” imagefile [16] 최형주 2015-02-06 8983
1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바지 열 벌의 재탄생 imagefile [10] 최형주 2015-01-21 93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