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하신가요'아가씨.

 

요즘 뽀뇨가 '뽀뇨꺼'에 이어 가장 많이 하는 말이다.

워낙 먹성이 좋다보니 밥상만 차려놓으면 달려오는데

가끔 안먹는 것은 '아빠꺼'를 강조하다보면 거의 반사적으로 '뽀뇨꺼'를 외치게 된다.

그리곤 입을 아 벌리고 받아먹는다.

아직 형제가 없고 어린이집을 보내지 않다보니 혹여 심심할까봐 아빠가 친구같이 놀아준다.

같이 책을 읽고 퍼즐놀이를 하며 가끔은 아빠등을 타고 마루를 누빈다.

(물론 아빠가 바쁠땐 뽀뇨 혼자 방에서 놀거나 '구름빵'을 보아야 한다)

친구같은 아빠여서 그런지 아빠의 얼굴을 때리기도 하고 머리채를 잡을 때도 가뭄에 콩나듯 있으며 물건을 던질때도 많다.

도가 지나치다 싶으면 아빠가 하는 꾸지람.

뽀뇨를 무섭게 노려보며(마치 레이져가 나올듯 째려봐야 효과가 있다) 물건을 빼앗는다.

그럼 '눈물 없이 울기' 신공을 펼치는 뽀뇨.

다시 아빠는 "뽀뇨, 안되는거는 안되는거에요".라는 성철스님식 어법을 설파한다.

이렇게 매일매일 소소한 다툼은 일단락.

세 살 정도 되면 엄마, 아빠를 가지고 놀만 한데 말은 어찌나 공손한지

주위에서 뽀뇨의 '말짓'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것이다.

그 대표적인 언어인 '모하신가요'는 '뭐 하는 거에요'의 뽀뇨식 표현인데

'ㅅ'이 들어가서 그런지 은근히 귀에 착착 감긴다.

 

특히 아빠가 컴퓨터로 일을 하는데 아빠의자에 붙은 뽀뇨는 '모하신가요'를 연발하며

'구름빵 보여달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어필한다.

적어도 아빠가 의자에 앉아있을때의 의미는 '자리 비켜달라'는 것이다.

책을 꺼내고, 옷을 꺼내고 책상위에 올라가고 책상아래 전원코드옆에서 놀고..

말짓이 과하면 가끔 뽀뇨에게 호통을 치는 엄마.

아무리 화가 나도 존대말을 쓰다보니(눈치구단이여, 이제 규율이 필요하다편 참조)

화내는 엄마나 듣고 있는 아빠나 속으로는 우습기는 마찬가지인데 뽀뇨는 과연 어떻게 들릴 런지.

'모하신가요'를 가르쳐준 적이 없는데 최근 뽀뇨의 중요한 일상이 언어활동에 영향을 미친듯 싶다. 

하나는 책을 보고 말하는 것.

물론 무슨 말인지 거의 알아들을 수 없다.

글을 보고 읽는 것이 아니라 그림을 보고 이야기하는 건데 혼자서도 꽤 재미가 있나보다.

100일때부터 잠재우기 위해 많은 책을 읽어주고 자는 척한게 이런 결과를 가져왔나 싶어 신기할 정도다.모하신가요.jpg

또 하나는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콩순이 컴퓨터를 눌러 영어단어 따라하기.

주워온 콩순이로 노래도 부르곤 했는데

어느 아침인가 갑자기 영어를 듣고는 따라한 것이다.

물론 똑같이 따라하는거 한 개도 없다.

들으면 정말 우스워 죽을 지경이다.

궁금하신가?

아래 사진을 꾸욱 눌러주시라. 이렇게 세 살 아이의 말배우기로 매일 매일이 웃음바다다.

<가끔 아빠가 일보는데 화장실 문을 열고는 "모하신가요"하면 곤란하다 ㅋ>

 

모하신가요.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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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이메일 : pporco25@naver.com       트위터 : pponyo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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