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74b6aad92841d11ccad4ea3384f6f7. » 사진은 3년 전 둘째를 임신했을 때, 놀이공원에서. 최근에 찍은 사진이 아쉽게도 없다.



지난 금요일 저녁부터 자리보존 하고 하루종일 누워 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금요일 퇴근길, 아이들을 제 시간에 찾을 요량으로 서둘렀던 것이 화근이다. 버스에서 내려 걷다가 그만 살짝(?) 엉덩방아를 찧고 말았다. 평소 같으면 사실 별거 아닌데, 임신 중이라 그런지 몸에 와닿는 충격이 대단하다. 특히 ‘치골’. 다행히 엉덩이, 허리, 꼬리뼈는 아무렇지도 않다. 아이의 태동에 이상이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양수가 터졌거나 하는 등의 조산 기미도 없다. 금요일 저녁 버티다(아파서 누울 수도 없어 의자에 앉아 쪽잠을 자야 했다), 토요일 오전 병원에 갔다.



의사 샘 왈. “아이한테는 이상이 없고요. 넘어지면서 치골 탈구 증상이 심해진 것 같아요. 출산이 해결책이므로, 그때까지 참아야 합니다. 분만 전까지 아이가 더 커지고 아래로 내려올 것이기에 통증은 더 심해질 것입니다. 너무 힘들면 휴식과 안정을 취하는 수밖에 없어요. 언제부터 출산휴가죠?” “8월 초요.” “당장 쉬어야 하는데...” 그러면서 진단서를 끊어주셨다.  



첫째 때도 그랬고, 둘째 때도 그랬고, 셋째 때도 그렇고. 임신 중 나를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바로 ‘치골’ 통증이다. 대체로 출산이 임박해지면 임신부 대부분이 이런 통증을 경험한다. 그런데 이번이 정말 대박이다. 그렇지 않아도 임신 6~7개월 무렵부터 슬슬~ 찾아와 괴롭히더니, 그리고 점점 증상이 심해지더니, 넘어지고 난 뒤 제대로 고통이 물(?)을 만났다. 첫째, 둘째 때에도 출산이 임박해졌을 때(다행히 이때는 이미 출산휴가를 낸 상황) 거동을 거의 못했더랬다...



사타구니 안쪽에 위치한 치골은 사실 아프다고 하기도 민망한 부위인데다, 그 통증을 겪어보지 않고는 고통을 이해하지 못한다.(내 경험상으론, 출산 때 진통보다 치골 통증이 더 고통스럽다... 출산을 원활히 하기 위해 분비되는 렐락신 호르몬의 영향으로 임신 기간 동안 치골을 연결시켜주는 인대가 늘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신장이나 체중 등과는 크게 상관이 없다고 한다.) 통증 때문에 발을 땅에 댈수도, 옮길 수도 없으며, 앉았다가 일어서기(화장실 가는 것, 변기에 앉는 것도 고역이다.), 눕기(누울 때, 일어날 때, 자세를 바꿀 때 ‘악~’ ‘악~’ 소리가 절로 나온다.), 재채기 하기 등 모든 것이 괴롭다. 가장 고통이 없을 때는 같은 자세로 한시도 움직이지 않고 있을 때뿐이다.



치골 통증 증상은 대체로 임신 후반기 때 많은 산모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이다. ‘치골 분리’ ‘치골 탈구’ 증상이라고 하며, 출산을 원활하게 하는 과정이지만, 고통이 따른다는 게 문제다. 첫째, 둘째, 셋째 등 출산횟수가 많아질수록 이런 증상이 더 빨리, 더 심하게 나타나는 것 같다. 물론 치골 통증을 느끼지 않고 출산하는 엄마들도 있지만, 심한 경우(나보다 심한 경우도 많다는데...) 출산 때까지 휠체어 신세를 지거나, 입원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아쉽게도 순산과는 상관 없지만... 그래서 출산 예정일보다 먼저 유도분만을 하기도 하고, 제왕절개를 선택하는 산모도 있다고 한다. 의사 샘 역시 “치골 통증 때문에 자연분만 포기할 수는 없잖아요? 첫째, 둘째도 잘 낳았는데...”라며 내게 ‘참을 인’을 강조하셨다. 



당장 휴대폰으로 포털사이트를 검색했다. ‘임신 치골’ ‘치골 통증’ 등으로 검색해보고, 임신부 관련 카페도 뒤졌다. 역시나 ‘치골 통증’을 호소하는 글들이 적잖이 눈에 띈다.



“35주째. 골반뼈 위에 바위 하나 얹혀 있는 것처럼 치골통 대박입니다. 누워있음 다리가 안 올라가고요. 특히 누웠다 일어날 때 초죽음입니다. 치골 아픈 것과 순산과는 관계가 없다네요. 아프기만 하고, 애도 힘들게 낳아야 하나 봅니다.”(복댕이6월에만나자)



“치골 통증이 날로 심해지는 것 같아요. 어른들 말로는 한도선다고 그러죠. 저 담달 넷째 낳는데 셋째 때 치골 통증 땜에 정말 힘들었답니다. 아이 낳을수록 자궁의 하중을 많이 받는다고 하네요. 저도 누웠다 일어나거나 앉았다 일어날 때 기어다닐 정도네요.”(하품이)



“셋째는 좀 수월하지? 경험자니까. 초산 아니면 아이도 쉽게 낳잖아. 진통시간도 줄고, 나름 노하우(?)도 생기고...”



임신 소식을 주변 사람들한테, 알렸을 때 반응은 대체로 이랬다. 초산부가 아니라 경산부이까. ‘셋째 이니까 임신, 출산 모두 더 쉬울 거라고. 애도 순풍 낳고...” 출산 횟수가 늘면 늘수록 ‘달인’이 되어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출산을 했던, 하지 않았더, 여성이든, 남성이든 모두 한결 같았다. 그런데 이같은 반응은 경산부들을 더욱 서운하게 한다. ((경산부라고 해서 쉽게 출산할 것이라는 편견을 버려주세요. 오히려 둘째, 셋째 때 더 힘들게 아이를 낳았다는 분들도 많습니다...))





7ac3f9803edd893244309047527b8ee3. » 지난 16일 병원에서 받은 진단서.



출산을 여러 번 했다고 해서 진통의 강도나 세기가 급격하게 줄어드는 것은 절대 아니다. 둘째, 셋째를 낳을 때에도 똑같은 시간과 강도의 진통을 견뎌내야 한다. 출산 막바지 분만 진행상황이 급격하게 이뤄진다는 것 말고는 초산이나 경산이나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나는 경험치로 ‘고통의 강도와 세기’를 알고 있었기에, 둘째 출산이 더 두려웠었다. 셋째 출산을 앞두고 있는 지금, 내 긴장감은 둘째 때보다 더하다. 최고조다. (주사를 수없이 맞아도, 맞을 때마다 아프고 긴장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할까?) 출산은 할수록 전문가(?)가 되거나, 진통을 참고 견뎌낼 수 있는 ‘달인’이 된다고 절대 할 수 없다. 요 며칠 누워서 내가 주로 하는 것은 휴대폰으로 산모들이 올린 ‘출산 후기’ 검색하기. 아~ 또 그 진통을 참아야 하는구나!!! ~~



그런데다가, 지난한 장마가 끝나고 이제 본격적인 불볕더위가 시작됐다. 날이 좋아 외출하기 딱~ 좋은 날씨다. 출산까지 맘대로 쏘다니지도 못하고, 그동안 회사 다니느라 미뤄뒀던 친구들이나 동네 아줌마들과 기약했던 만남들도 요원해진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아이 낳고는 한동안 외출은 못할 터인데... 무엇보다 당장 아무것도 준비되지 않은 입원 및 출산, 산후조리 상황까지 걱정이다. 유아용품 매장에서 둘째 때 못했던 출산준비물과 셋째 아이용 물건들을 직접 구경하고 구입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는데... 그것도 물 건너갔다. 쩝~



여튼, 치골 통증에 내가 적응을 하든가, 치골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나름의 방안(?)을 찾아야 한다. 그게 최선이다! 의사선생님께 여쭤보았다. 불행하게도 딱히 통증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방법은 없단다. 출산 밖에. 그 이전에는 아기를 기다리는 마음으로 참고 견디는 수밖에. 예정일보다 아이가 조금 일찍 나와, 고통스러운 나날을 줄여주는 거 정도를 바랄 수 있을까? 치골 통증 때문에 자연분만을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으니, ‘자연분만’이라도 할 수  있게 기도하는 수밖에 없다. 그래도 치골 통증을 이겨내는데 도움을 주는 몇 가지를 적어본다.






첫째, 휴식과 안정이 최선이다. 천천히 걷고 가급적 움직임을 최소화한다. 다리를 가급적 모으고 움직인다.



둘째, 침대에서 눕거나 앉을 때, 일어날 때 양다리를 가급적 대칭으로 움직인다. 보호자의 도움을 받으면 좋다.



셋째, 임부용 복대를 착용한다. 체중의 부하를 줄여줄 수 있다.



넷째, 치골뼈 부위에 국소 아이스팩을 댄다.



다섯째, 수영을 한다. 물 속에서는 관절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물속에서 걷기 운동도 좋다.



여섯째, 잠을 잘 때나 누워 있을 때는, 옆으로 눕는다. 양쪽 다리에 베개를 끼우고 누우니 조금 통증이 가시는 느낌이다.



‘베이비트리’에 칼럼을 연재하시는, 김영주 이대목동병원 산부인과 교수님께서는 “정말 통증이 심해서 참을 수 없을 정도일 때, 진통제(타이레놀 1알) 정도는 복용해도 괜찮다”고 하셨다.



이밖에 특히 임신 10개월 때 가장 중요한 건, 적정한 체중의 유지다. 가급적 단백하게, 조금씩 나눠먹고, 열량이 높은 음식은 가급적 피한다. 산책 같은 운동을 한다. 집안 청소나 빨래, 스트레칭, 합장합척운동(분만시 도움이 분명 된다), 엎드려 고양이 자세 취하기, 복식호흡(분만 때 호흡이 무척 중요하다), 쪼그려 앉기(아이가 아래로 내려오는데 도움을 준다고 한다) 등을 하자. 특히 산모의 체중이 급격히 늘면 거동뿐 아니라 치골 통증이 심화된다. 또한 출산 시에도 힘들어질 수 있다. 뱃속 태아의 체중도 급격히 늘어나 난산 가능성이 높아진다. ‘적게 낳아 크게 키우는 것’이 좋지 아니한가!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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