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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딸기를 따서 하늘이 입에 넣어주는 바다.

하늘이는 더 달라고 입을 짝짝 벌린다.

산책길 풀 숲 사이로 빨갛게 익어있는 산딸기를 따 먹으며

보슬비도 마다 않고 신나게 논다.

기분이 좋은 바다는 노래를 지어 부르기 시작한다.

“내 마음이 너~무 행복해~! 음~달콤해~!”

그러더니 나를 보고 씨익 웃으면서

“너 진짜 멋진 엄마야!” 하고 한 마디 칭찬을 날린다.

바다는 좋아서 흥분하거나 마음이 진하게 통했거나 몹시 화가 나면

나를 ‘너’라고 부른다. 처음 몇 번은 정정을 했지만 지금은 그냥 둔다.

영어로는 엄마든 할머니든 ‘you'가 맞기도 하고 재미있어서.

 

더워지면서 산딸기를 따먹기 시작했는데

긴 산책로에 꽤 많이 열리기 때문에

가끔 산책하고 오는 아빠가 한 주먹 따서 오고

우리도 가서 따 먹는 재미가 정말 최고다.

검붉게 익은 것은 아주 달콤하고

선홍색으로 익은 것은 새콤한 것을 알게 된 바다는

검붉은 산딸기를 발견하면 “아! 엄청 달콤한 거야!”하고 흥분해서 산딸기를 따서 입에 넣고

“으으으음~!” 감탄하며 눈을 감고 먹는다.

 

우리가 집 근처에서 하는 놀이는 주로 이렇게 열매 따고 꽃이나 허브 냄새 맡고

이유 없이 뛰어다니는 건데 이제는 이렇게 놀아야 논 것 같다.

걷고, 뛰고, 주저앉고, 눕고, 춤추고, 만지고, 맛보고, 던지고, 파고...

아이들의 놀이에는 한계가 없다.

 

오늘 산책길에 있는 산딸기를 모조리 다 따 먹었으니

연두색으로 달려있던 아기 산딸기가 크고 붉게 익을 때 까지 한동안 기다려야겠네.

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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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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