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입학,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1학년 첫 소풍, 6학년 수학여행 ...
쉴 새 없이 달려온 지난 두 세 달을 돌아보며 겨우 한숨 돌리고 있다.
그동안의 긴장과 피로가 더위와 함께 몰려오는 요즘.
우리 가족의 체력을 보충하고 기분전환을 도와주는 건, 역시 먹.는.것.
마침, 생협에서 <돈카츠 만들기> 강좌가 있었는데
이번 기회에 튀김요리도 마스터하고
아이들이 좋아하는 돈카츠를 맛보여 주고싶어 함께 다녀왔다.
신선하고 질 좋은 돼지고기들이 진열된 조리실을 구경하던 남자 아이들의
우와!!!!!!!!!!!~~~ 하는, 탄성인지 괴성인지 모를 감탄사들이
두툼하게 썰린 고기의 비주얼과 완벽한 조화를 이루었다.^^
돈카츠는 서양의 커틀릿에서 유래한 일본 요리인데
돼지 등심을 2,3센티 두께로 넓적하게 썰어 소금후추 간을 해 두었다가
밀가루 - 달걀 - 빵가루 순으로 묻혀 기름에 튀겨낸다.
아이들을 위해 얇게 썬 고기에 야채와 치즈를 말아 튀기기도 했는데,
이렇게 하면 한 입 크기로도 고기와 다른 재료들을 한꺼번에 먹일 수 있어 좋다는
강사의 말에 엄마들은 모두 폭풍 공감을.
"맞아맞아. 고기랑 야채 따로 주면, 야채도 먹으라고 쉴새없이 얘기해야 하니까
처음부터 아예 이렇게 만들어 먹이는 게 마음 편하지."
아. 어쩜 엄마들의 마음은 이리도 만국공통일까^^
튀김요리를 가정에서도 자주 만들어먹는 일본 주부들이라 그런지,
고기에 튀김옷을 입히고 뜨거운 기름을 다루는 모습도 다들 능숙해 보였다.
튀긴 음식들에 대한 걱정이 들기도 하지만, 집에서 이렇게 깨끗한 기름으로 만든 음식이라면
그래도 안심하고 아이들에게 먹일 수 있지 않을까.
성장기 아이들의 뇌를 위해서도 음식을 만들 때는,
양질의 기름을 선택해서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무슨 요리든 마찬가지겠지만 맛있는 돈카츠를 만들려면,
신선한 돼지고기와 야채, 질 좋은 식용유가 꼭 필요하단다.
기름기 많은 음식이 안좋다는 걸 너무 잘 알고 있고,
그래서 아이들에게 먹이는 게 꺼려지면서도
튀김 음식들 대부분은 사 먹는 것에 의존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만들려고 마음먹는 게 힘들어서 그렇지,
돈카츠를 비롯한 튀김 요리는 생각보다 그리 어렵지 않다.
튀김 온도 조절만 잘 하면 짧은 시간에 먹음직스럽고 풍성한 요리를 완성할 수 있는 것도
튀김 요리의 장점이고, 특히 돈카츠는 먹고나면 한나절 내내 속이 든든해서
일본에선 힘든 일을 앞두고 있거나 아이들 시험 전에도 카츠라는 이 음식을 만들어 먹인다.
체력이 딸리기 시작하는 요즘같은 계절,
가족친지, 친구네 가족이 함께 하는 주말에 한꺼번에 많이 만들어서
나눠먹으며 서로 화이팅하면 어떨까.
돈카츠를 이렇게 썰어서 그릇에 담아내는 건, 서양처럼 포크와 나이프없이
젓가락만으로도 식사를 할 수 있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고기가 따뜻할 때 우스터 소스나 돈카츠 소스를 위에 뿌리고,
얇게 채 썬 양배추를 듬뿍 곁들여
밥과 된장국과 함께 차려 내면 전형적인 일본 가정식 완성!
양배추는 얇게 썰어 얼음을 넣은 물에 잠시 담가두었다가 물기를 빼면
더욱 아삭아삭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오른쪽에 당근, 푸른 채소, 치즈를 넣은 롤 카츠는 어린아이들도 정말 잘 먹어
엄마들은 서로 작전성공했다는 눈짓을 하며 흐뭇한 미소를^^
야채 샐러드를 듬뿍 곁들어 먹어도 어쩐지 느낀한 듯해서
피클을 만들어 보았다. 색색깔의 야채로 오랫만에 만들어보았는데
지금같이 입맛이 살짝 떨어지려는 계절에 정말 딱! 이다.
따뜻하고 기름진 돈카츠를 한 입먹고 난 뒤,
아삭하고 새콤달콤한 피클을 한 조각 베어먹었을 때의 그 기분이란!
아이들의 학교 적응은 여전히 진행중이고
겨울 옷은 아직 정리를 못해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가족을 비롯한 각종 인간관계는 실타래처럼 끊임없이 풀어야하고
한숨 돌리고 나면 금방 여름방학이 덮칠 것 같아 두려운 요즘이지만,
잠시 맛나는 것 먹으면서 또 힘을 내볼까 한다.
5월의 마지막 불금!
베이비트리 가족들도 맛나는 것 드시고 힘내시구요,
건강하고 활기차게 6월을 함께 맞이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