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는 오늘도 유치원 대신 논에서 논다.
잠자리랑
거미들
다른 곤충 친구들도 만나고
먼지같지만 벼잎을 갉아먹는 해충도 발견!
안녕?
벼잎에 붙어 빼꼼히 얼굴을 내미는 청개구리와 인사한다.
우화중인 (껍질을 벗고 나오기 직전의) 잠자리
마침내!
껍질만 남았다. (윗 사진과 같은 시간대 촬영, 같은 피사체의 변화를 보여주는 것은 아닙니다.)
지난주 월요일에는 암사논에서 초등학생 논학교 진행을 도왔고 화요일에는 상일논에서 정기모임을 했다.
벼가 얼마나 자랐나 키를 재고 분얼수(포기가 얼마나 나누어졌나)를 세고 생물 관찰을 했다.
논둑에서 벼잎을 들여다 보는데
와우~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나왔다.
여기 좀 봐요!!
서로 자기가 본 것을 보여주고 싶어 호들갑을 떨기도 하고.
해람이는 역시나 그 예리한 눈으로 내가 미처 보지 못한 것들을 찾아 주었고
같은 걸 바라보며 감탄하고
다시 서로 마주보며 빙그레 웃었다.
한참을 쪼그리고 앉아 벼를 보고 곤충들을 만나고 낮게 도란도란 피어있는 들꽃들의 이름을 떠올렸다.
내 인상속의 논은 그저 푸르거나 누런 들판이었는데
가까이 들여다보니 그속에 수많은 생물들이 꼼지락거리고 있다.
너, 거기 있었구나!
우리 곁에 또다른 누가 이렇게 살아 있다는 사실이 왠지 위로가 되고
생존을 위한 발버둥이라고 생각했던 것이 우리만의 이기심은 아닌지 되돌아보게 된다.
벼는 한 달 보름만에 키가 쑥 컸다. 손바닥만하던 것이 큰 것은 70센티미터까지 자랐다.
엄마를 따라 3년째 논에 오는 해람군도 어느새 많이 자랐다.
채집 도구를 스스로 챙기고 채집한 생물들을 소중히 다루고 스스로 풀어줄 줄도 안다.
아이를 키우는데 마을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생태계 전체로 넓어지는 듯하다.
스스로 자연의 한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으면 자신을 귀히 여기고 또 다른 생명도 소중히 여길 줄 알게 되겠지.
여름,
벼가, 개구리가, 곤충들이, 생명을 자라게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면 무더위가 덜 괴롭지 않을까?
덧붙임) 주택가에 있는 암사논 풍경
얼마전 아루 학교에서 '마을의 여름 풍경'을 사진으로 찍어오라는 숙제가 있었다. 그러고보니 도시에서 계절의 풍경을 담는 것이 참 쉽지 않구나!하는 생각이 들었다. 도시 속의 조그만 이 논이 얼마나 소중한지! 다시 한 번 깨달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