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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캠핑족이 부쩍 늘었다. “주말에 여행 다녀왔다”는 가족의 1/3 가량은 ‘캠핑’을 다녀왔다고 할 정도니, 1박2일의 여파가 크긴 큰 모양이다. 우리 가족도 ‘캠핑’족이다. 나는 결혼 전부터 부모님과 함께 여름 휴가때마다 캠핑을 다녔고, 남편은 결혼 뒤 본격적으로 캠핑을 다녔다. 그때는 캠핑 족이 거의 없어서 캠핑용품 이래봤자 텐트, 버너, 코펠, 돗자리가 전부였다. 캠핑장은 고작 휴양림이 전부였는데도 예약 없이 입장해도 텐트를 칠 수 있을 정도로 한산했다.

 

지금은 휴양림은 물론이고, 지자체나 개인이 운영하는 캠핑장이 많이 늘었다. 캠핑장 정보를 알려주는 어플이 여러 개 생겼고, 인터넷으로 캠핑장을 예약할 수 있으니 격세지감을 느낀다. 물론 인기가 많은 곳은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캠핑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이 조금은 안타깝기는 하지만... 

 

캠핑 인구가 늘면서 좋은 점이 생겼다. 마음 맞는 이웃과 친구들과 더불어 함께 캠핑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2주 전 우리 가족은 이웃의 세 가족과 함께 캠핑을 다녀왔다. 정말 우연히! 8월말 즈음 큰딸 수아네 반 엄마들과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는 중에 가족여행이야기가 나왔다. 모두들 ‘캠핑’을 즐긴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당시 5명의 아줌마가 모였는데, 무려 4집이 캠핑족이었다!

 

“캠핑 한 번 같이 갈까? 친구들이랑 같이 가니까, 애들이 정말 좋아하겠다”

“좋지.”

“예약은 내가 할게.”(나)

(상의 끝에) “날짜는 9월15~16일로 한다. 준비상황 공유는 카톡으로. 끝”

“오케”

 

그렇게 9월15일 오전 8시쯤 경기도 포천의 한 캠핑장으로 출발했다.(포천 인근에는 개인이 운영하는 캠핑장이 여럿 있다.) 즉흥적으로 약속잡고, 캠핑을 떠나기로 한 것인데, ‘친구들과 함께~’라는 말에 아이들은 전부터 신나했다. 사실 더 들떠있던 건 부모들이다. 고기, 술, 자연, 텐트, 낭만, 휴식 등등. 우려와 달리 남편들도 ‘쿨~’하게 아내들의 결정을 존중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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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 8명은 캠핑장에 도착하자마자 물 만난 물고기가 되었다. 공차기, 배드민턴, 물가에서 고기잡기, 해먹 그네 타기, 곤충 채집 등 열심히 이곳저곳을 뛰어다녔다. 기특하게 보채지도 않고, 짜증도 내지 않고, 싸우지도 않고, 안아달라고 울지도 않고, 자기들끼리 잘 어울려 놀아 새삼 놀랍기까지 했다. 평소 잘 먹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던 우리 아이들은 그날따라 어찌나 개걸스럽게 먹던지 내가 놀랄 정도였다. 

 

어른들도 물 만난 물고기가 된 건 마찬가지. “배고프다~”는 핑계로, 어른들은 점심 때부터 삼겹살을 굽기 시작했다. 맥주 캔도 하나둘씩 비워지기 시작했다. 오순도순 대화가 무르익으니, 어색했던 분위기도 급~ 화색이 돌았다... ㅋㅋ 그 달달한 분위기가 깊은 밤까지 이어졌음은 물론이다.

 

“밖에 나오니까 너무 좋다. 아이들도 좋고, 우리도 좋고.”

“하하. 그러게요. 앞으로 기회가 되면 종종 떠나요.”

"10월 중에 한번 더 오케이?”

“콜, 콜.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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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과 정도 쌓고, 아이들에게도 좋은 추억을 남겨주고. 여러모로 유익한 캠핑이었다. 특히 첫대면하는 남편들이 서로 어색해하거나, 얼굴을 붉히는 일이 생길까 염려했지만, 기우였다. 오히려 남편들이 더 신났다. 날씨 역시 쌀쌀할까 염려했지만, 다행히 비도 오지 않았고 공기도 따스했다. 요즘에는 전기가 들어오는 캠핑장이 대부분이어서 전기요 등을 활용하면 10월말까지는 거뜬히 캠핑을 즐길 수 있는데, 우리집 역시 캠핑을 떠날 때 ‘전기요’는 꼭 챙긴다.

 

캠핑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마음이 맞는 이웃이나 친구, 동료와 함께 펜션이나 콘도를 잡아 여행을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우린 이전에도 이웃들과 콘도를 잡아 주말에 훌쩍 떠나곤 했었다. 왜냐하면, 아이 셋을 키우다 보니 주말에 집에 있는 게 더 힘들고 피곤하기 때문이다. 밥해 먹여야지, 놀아줘야지, 서로 싸우면 달래줘야지, 간식 챙겨줘야지... 오히려 아이들을 키우는 부부들, 특히 엄마들은 주말이 더 빡세다. 그런데 여행을 가면 확실히 덜 힘들다. 아이들도 덜 보채고, 남편도 알아서 가사일(?)을 해준다. 우리 가족만 가면 아이들을 나와 남편이 오롯이 돌봐야하지만, 이웃과 함께 가면 그 수고를 품앗이 할 수 있다. 아이들끼리 알아서 놀고, 우리는 아이들이 무탈하게 잘 어울려 노는지 종종 확인만 하면 되니까. 

 

가을, 본격적인 단풍 나들이 철이다. 올 가을은 ‘여행’을 통해 가족과 정을 쌓고 추억을 만드는 계절로 삼아보면 어떨까? 그래봤자 기껏해야 네다섯 번 남짓이다. 기왕이면 여럿이~를 강추한다. 장점이 많으니까. 함께 떠나 좋은 건 첫째, 부모들이 편하다는 점이다. 자기들끼리 어울리다보니, 방목(?) 해도 부모의 손길이 필요할 때가 거의 없다. 둘째, 서먹서먹한 이웃끼리 정을 쌓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웃사촌이라는 말이 옛말이 된 지 오래다. 그만큼 교류가 없다는 뜻인데, 여행을 한 번만 갔다 오면 정말 친해진다. 내 동네 사는 재미가 더욱 쏠쏠해진다. 셋째, 여성들이 가사일에서 해방된다는 점이다. 텐트를 치고 접는 일, 고기를 굽는 일부터 설거지까지 대부분 남성들이 솔선수범(?) 해주기 때문에 적어도 여행지에서만큼은 여성들이 ‘힐링’ 할 수 있다.

 

여행,,, 그 단어만 들어도 그냥 기분이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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