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사춘기를 겪던 그 시절.

저의 꿈은 "평범하게 살고 싶다"였습니다.

 

이제 막 서른을 넘겨 이 세상 삼십년 정도밖에 살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걸어온 평범한 그 길이 쉽지 않음을 배우고 있습니다.

꽤 많은 사람들이 결혼제도를 선택하고, 아이를 낳고 사는 그 평범한 삶이 왜 이렇게 힘이 들까요..

 

베이스맘.. 지난주 토요일에 이사를 했습니다.

아이와 다니는 각종 기관에 직행으로 갈 수 있는 차편이 있고, 남향 고층 아파트라고 좋아했답니다.

비록 오천만원의 대출을 받아 매달 대출 이자를 내야했지만, 새로운 집에서 새 시작이라 생각하며 신났지요.

 

그러나 인생은 그리 쉽게 풀리지 않나봅니다.

이사날 집을 보니 온갖 곳에 곰팡이가 가득하더군요..

지금 부동산을 통해 집주인과 연락을 해서 수리를 계획하고 있으나 심적 고통이 심각합니다.

 

블로그 이웃분들을 통해 들은, 전세살이의 고달픔.. 곰팡이의 심각성.

 

문제를 만나기전에 피할 수 있지않았나하는 자책감에 왜 이렇게 휘청대는지 모르겠네요.

여기엔 전업주부의 자격지심도 포함되는 듯 합니다.

실질적으로 매달 생활비를 벌어오지 않으며, 전세대출금이라는 비용을 제 이름으로 대고 있지 않으니까요.

만약 제가 직장을 다녀 매달 생활비를 벌고 있는 엄마였다면,

제 사비를 들여 집을 수리하거나, 그냥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적당히 살고 넘어가자 할 수 있었을 것 같습니다.

경제적 무능력자라는 자괴감, 꽤 큰 비용을 들였음에도 불구하고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추지 못한다는 사실이 슬픕니다.

 

이사온 집의 곰팡이 문제로 조율하는 과정에서

제 정신을 차리지 못하는 동안

햇님군은 홀로 외로운 시간을 보내야했습니다.

 

어느 순간 정신차리고 아이에게 물어봤어요.

엄마와 아빠가 왜 이러고 있는거 같냐구요..

 

아이가 대답합니다.

 

돈 문제때문에 그런거 같다구요.

 

제 머리를 다시 한번 때려주는 햇님군.

구체적인 사건을 놓고보면 돈이라는 말을 하기 어려울텐데 말입니다.

 

 

지난주. 이사 준비와 함께 아이 유치원 입학 지원 원서를 제출하기 위해 반명함 증명사진을 찍고,

입학지원원서를 제출하며 3만원의 전형료를 냈습니다.

만약 입학이 확정된다면 확정 당일 입학금 20만원을 내야합니다.

내년 누리교육과정 지원금으로 20만원씩 지원받을 수 있다고 하지만,

지원을 받기 위해선 각종 서류를 제출해야하더군요.

 

사람들이 묻습니다. 왜 그렇게 복잡하고 어려운 서류를 내야하냐구요.

뉴스기사에 떴습니다. 송파구 유치원들은 딱 20만원씩 유치원비를 올렸다구요.

종일반 사립유치원의 경우,  유치원비가 6-70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슬금슬금 영어유치원을 알아보는 엄마들이 생겨났습니다.

일반 유치원을 보내도, 영어에 관련된 사교육을 하나씩은 해야하는 상황에서

유치원비와 영어사교육비를 고려하면, 영어유치원인 영어학원을 보내는게 낫지않냐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어린이집, 유치원의 보육 및 교육의 질과 비용에 대한 의구심.

영어에 대한 망국적 불안감.

불안한 마음을 마구 흔들어대며 모든 것을 상품화하는 현 자본주의 시스템하의 교육시장.

불안정한 주거환경과 복지 시스템.

한미FTA.

여기에 대중을 즐겁게 하는 A양 비디오 사건 등등.

 

 

애엄마는 어디에 줏대를 세우고 미래를 바라봐야할까요.

 

저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행동, 그리고 연대를 꿈꿉니다.

자본에 굴하지 않는 똘끼와 추진력을 꿈꿉니다.

비극적 상황에 대한 유머감각을 꿈꿉니다.

 

 

실제로 유머감각 개뿔 없고,

똘끼는 있으나 줏대없는 이 사람.

앞으로 남은 생을 또다시 넘어지고, 깨지고, 아파 죽겠다 소리지르면서

배우고 배우렵니다.

 

 

오늘 여러분께 구체적이고 작은 조언 드리겠습니다.

지금 현재 여러분의 상황에서

얻을 수 있는 "현실적이고 실질적인 행동, 자본에 굴하지 않는 똘끼와 추진력, 비극적 상황에 대한 유머감각"은

당신의 자녀. 아이들의 얼굴속에 숨어있습니다.

 

 

이 글을 읽고 나서,

아이를 간지럽히고, 안아주고, 말하세요.

사랑한다구요.

 

따뜻한 포옹과 따뜻한 그 말, 그리고 눈빛 교환은 여러분께 힘을 드릴겁니다.

 

숨 한번 깊게 내쉬고, 아자! 힘냅시다.

힘내라는 말한마디 버거워서 던져버리고 싶을 지금.

정신차리고 아이들의 얼굴 한번 다시 봅시다.

 

 

032.JPG  

 

문방구에서 천원주고 산 비눗방울..

돈주고 사지 않아도 만들 수 있는 비눗방울이죠.

아이는 작은 것에서도 기쁨을 느끼고, 그 기쁨을 나눠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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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병희
대학에서 국문학을, 대학원에서 사회학을 전공한 이 시대의 평범한 30대 엄마. 베이스의 낮은 소리를 좋아하는 베이스맘은 2010년부터 일렉베이스를 배우고 있다. 아이 교육에 있어서도 기본적인 것부터 챙겨 나가는 게 옳다고 믿고 있다. 그런데 아이 교육 이전에 나(엄마)부터 행복해야 한다고 믿으며, 엄마이기 이전의 삶을 반성하고 성찰하면서 행복을 찾고 있는 중이다. 엄마와 아이가 조화로운 삶을 살면서 행복을 찾는 방법이 무엇인지 탐구하면서 하루하루를 살고 있다. ‘베이스맘의 베이스육아’ 블로그를 운영 중이다.
이메일 : hasikicharu@naver.com      
블로그 : http://plug.hani.co.kr/bassm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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