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모차를 타고 가다 아무 언니오빠만 봐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반가운 시늉을 하는 뽀뇨.

이제 어린이집을 보내야 할 때가 온 건가 심각하게 고민을 하게 된다.

또래아이를 만나면 얼마나 좋아하며 같이 재밌게 놀까?

아내의 이야기에 따르면 3세 이전의 아이들은 같은 공간에 있어도

대부분 혼자 놀기 때문에 사회성이란 것이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부모가 아이 보기 힘들다면 모를까 굳이 사회성을 위해 아이를 어린이집에 맡길 필요가 없다는 얘기인데

요즘 뽀뇨만한 아이가 가방을 매고 어린이집에 다녀오는 모습을 보면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하다.

한번은 비슷한 또래의 여자아이를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뽀뇨에게 반갑게 인사하고 몸을 만지는등 적극적으로 관심을 표현했다.

(아이가 다른 아이의 몸을 만지는 것이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잘 모르겠음. 아마 관심이겠지?)

또래아이의 반응에 주춤하며 뒤로 물러서는 뽀뇨를 보며 혹시 사회성이 약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심증을 굳히게 되는 사건이 있었으니 뽀뇨와 생일이 며칠 차이가 나지 않은 남자아이 ‘유담이’를 만난 것이다.

아빠의 대학동문들끼리 야유회를 가게 되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만난 뽀뇨와 유담이.

반갑다고 뽀뇨에게 달려들어 만지고 안는 유담이.

반면 또래아이의 이러한 관심이 싫은지 표정이 굳고 심지어는 얼굴을 찌푸리며 등을 돌리는 뽀뇨.

평소 온갖 언어구사와 대화에 능한 뽀뇨인데 또래 남친을 만나니 한마디도 하지 않는다.

자기보다 큰 아이를 보면 ‘언니’, ‘오빠’, 조금 작은 아이를 보면 ‘아기’라고 부르는데

딱 그 또래의 아이는 왜 외면하는 걸까?

뽀뇨의 성격이 어릴 적 아빠를 닮아 내성적이고 수줍음을 잘 타는 걸까?

예상 밖의 뽀뇨반응을 본 며칠 뒤 유담이를 또 만나게 되었다.

이번엔 집 근처의 해수욕장에서 만났는데 역시 처음엔 일방적인 유담이의 관심.

‘남자’아이라는 것을 뽀뇨가 알고 그러는 걸까라고 생각하니

아빠의 마음이 심려를 넘어 다소 복잡해진다(벌써 남자를 아는건가? 안돼 뽀뇨. 아빠를 잊지마 ㅠㅠ).

어쨌거나 둘에게 아이스크림과 과일, 빵을 주니 영낙없는 두돌 아이인지라

맛있게 나눠먹고 공을 찬다.

해변엔 아직 사람이 많지 않아 놀기에 가장 좋은 시기다.

함께 모래놀이도 하고나니 이제 조금은 친해진 듯.

해가 떨어지기 전에 돌아와야 했지만

누군가 이름을 불러줄 만한 친구가 생겼다는 것이 뽀뇨에겐 큰 기쁨이 아닐까?

뽀뇨야, 다음에 유담이 만나면 꼭 아는 척 하고 안아줘야 돼.

 

<뽀뇨와 유담, 처음 만남은 어색했지만..ㅋ> 

->아래 사진을 클릭하시면 또래 친구인 뽀뇨와 유담이가 모래장난하며 즐겁게 노는 것을 보실수 있어요 ^^

 

뽀뇨유담.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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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이메일 : pporco25@naver.com       트위터 : pponyo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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