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아 큰~하늘 어디 있어?”
“쩌꺼!”
“아기 하늘 어디 있어?”
“이꺼!”
와,
하늘 어디 있냐고 물으면 항상 자기를 가리키던 하늘이가
오늘은 하늘이 머리 위에 있다고 손짓하며 말했다.
며칠 전에 산책을 하면서 너랑 이름이 같은 하늘이 저 위에 있다고,
저 하늘은 큰~ 하늘이라고 알려주었는데 그 때 이해를 한 것일까?
기특하고 신기하다.
바다는 두 살 정도 되었을 때 큰산이 큰 바다를 가리키며 “바~~~~~~다!”라고 하고
아기 바다를 가리키며 “바다!”라고 해서 길고 짧게 소리를 내어 가르쳐주었다.
그 때도 그걸 이해하는 바다가 참 예뻤는데.
높고 넓고 아름다운 하늘을 볼 때 마다
하늘이 너도 저 하늘이랑 똑같다고,
크고 깊고 신비로운 바다를 볼 때 마다
바다 너도 저 바다랑 똑같다고,
둘째 딸 하늘이와 첫째 딸 바다에게 이야기해준다.
산책을 할 때 마다 가려지지 않은 큰 하늘과
멀리 보이는 파도치는 바다를 보니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저 하늘과 내가 같고
저 바다와 내가 같다고
생각하게 되지 않을까.
라고 여겼는데,
바다는 자기 이름이 저 바다랑 똑같아서 마음에 안 든다며
도대체 왜 그렇게 지었냐고 따진다.
마음에 안 들면 네가 네 이름을 지으라고 했더니
하루에도 몇 번씩 이름을 바꾼다.
오늘은 “나 이름 바꿨어. ‘음머’야.” 라고 자기 이름을 소개했다.
아직 어리니까 그 이름이 어떤 이름인지 모르는 거라고 ‘음머’엄마는 생각하고 있다.
임최바다.
임최하늘.
큰산의 성 ‘임’과 나의 성 ‘최’를 함께 쓴 ‘임최’라는 성과
자연 에너지가 가득한 바다와 하늘이라는 이름을 두 딸에게 주며
얼마나 가슴이 뛰었는지 모른다.
아이들이 뱃 속에 있을 때 큰산과 함께 수없이 감탄하며 아이들의 이름을 불렀다.
푸른 바다 냄새를 맡듯이 “바다야...”를 부르고,
높은 하늘을 바라보듯이 “하늘아...”를 불렀다.
하늘이가 자연의 하늘과 자신의 이름을 구분한 오늘.
바다 그리고 하늘
두 이름을 지어줄 때의 그 떨림을 다시 느끼고
매일 바다와 하늘을 만나며 아이들 삶에 자연의 기운을 불어넣어줄 수 있는 것이
얼마나 고마운 일인지를 생각한다.
고맙다.
아이들 이름과 같은 바다와 하늘이라는 자연에게 고맙고
아이들이 잘 크고 있는 것이 고맙고
제주도에 살고 있는 것이 고맙고
이렇게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쓸 수 있는 것도
고맙다.
아이들 덕분에
참 많은 것이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