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아파트 파티룸. 공동으로 이용가능한 공간으로 옆에는 놀이방이 딸려있는데

    해마다 12월이면 매일같이 주민들의 모임으로 이용이 활발하다>>

 

 

12월. 일본도 크리스마스 파티나 송년회에 참석할 기회가 많습니다.

지난 주에 제가 사는 아파트 친구들과도 송년회를 했는데, 어른 15명, 아이들 25명

총 40명!! 이 모였어요. 이 정도의 인원이 모이려면 역시, '공간'이 늘 문제지요.

그래서인지, 해마다 12월만 되면 이 공동부엌의 예약이 하루도 빠짐없이 꽉 차게 되는데

이런 공간이 없었다면 많은 인원의 모임을 꾸릴 생각도 못 했을 겁니다.

 

집에서 몇 가족 정도 조촐하게 모이거나

아이들 놀이공간이 딸린 맥000같은 패스트푸드점을 이용하거나...

 

함께 모인 15명의 어른도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서로 얘기를 해 본 적이 없는 엄마도 몇몇 있었는데, 이번 송년회를 계기로

음식과 차를 마시면서 자연스럽게 얘기도 나누고 친해져 좋은 기회가 된 듯..

많은 사람이 함께 모이면 먹는 게 빠질 수가 없는데

아이 어른 40명이 먹을 스키야키와 카레, 타코스, 음료수, 과자, 케잌, 피자

밖에서 사 온 것도 있지만, 따뜻한 요리들은 공동부엌에서 함께 만들었어요.

사실 음식은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만드는 게 더 수월하기도 해요.

일본에선 동네 자치회, 유치원, 학교 등에서 계절마다 바자회같은 행사를 많이 해

일본인들은 그런 분위기에 적응이 잘 되어있기도 하구요.

주부 15명이 있으니, 순식간에 음식을 만들고 설거지도 눈깜짝할 새^^

재료비도 한 사람에 2만원도 채 안 들 정도로 저렴하게 꾸려진 송년회라

더 부담없이 즐길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이 날의 메뉴는 스키야키와 카레. 카레를 만든 냄비는 학교 급식용같이 큼직^^

    공동부엌에는 냄비, 식기 등도 갖춰져 있어 편리해요>>

 

<<이날의 가장 히트메뉴는 '타코스'**

    아직 어린 아기를 업고 참석한 엄마가 만들어 준 음식이라 더 감동적이었어요>>

 

아이들의 고함소리와

엄마들의 수다로 좀 정신이 없기도 했지만

1년에 한번 쯤은 이렇게 보내도 되지 않을까.. 조금 옛날에는 우리도 다 이렇게

일상을 보내고 명절도 지내고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 공동부엌에서 송년회를 연 건

올해로 몇 번째인데, 할수록 요령이 생기고 내년에는 또 이렇게 해보자..하는 아이디어가

생깁니다. 이런 자리를 빛내주는 건 역시, 엄마들의 하나가 되는 마음^^

아기를 업고도 모두를 위해 음식을 준비해 오고,

뒤늦게 참석했다며 미안해 하는 엄마가 쓰레기를 모두 모아 마지막에 정리해주고,

전체 분위기를 보면서 다음 음식을 데우고 커피를 내리며 조용히 움직이는 엄마,

미리 장을 보고 요리를 하고, 회계를 담당한 엄마.

 

이 모두가 내년 송년회를 다시 기대하게 만드네요.

소박하지만, 아이들이 무척 좋아했던 놀이와 게임 몇 가지를

[2]편에서 소개해 볼까 합니다.

잠시 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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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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