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많은 걸작 에니메이션을 만들어 낸 미야자키 하야오가

몇 년 전 텔레비젼 대담에서 이런 말을 했습니다.

 

"<토토로>가 너무 재미있어 100번 봤다, 이런 말 하는 사람들은 무척 곤란하다."

 

아이들이 자연에 대한 경험의 기초가 <토토로> 즉 영상매체가 되어서는 곤란하다는 말인데요.

현대의 아이들과 어른들은 비현실적인 것을 많이 보고 자라 현실감이 희박하다는 것,

실내 생활보다 자기 주변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보고

몸을 움직여 현실을 느끼는 것이 필요.

그러기 위해 아이들에겐 시간과 공간이 필요하고

집을 바꾸고 마을을 바꾸어야 한다는 말을 해습니다.

 

이런 생각 때문이었는지,

미야자키 하야오는 몇 년 전에 지브리 스튜디오 사원들이 아이들을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을 만들게 되었어요.

 

<<지브리 사원들이 안심하고 자녀를 맡길 수 있는 어린이집.

    길가의 벤치가 어린이집 쪽을 향하고 있는 게 인상적이네요^^>>

 

 

 

지난 30여 년간, 미야자키 하야오가 지브리에서 가장 애쓴 것은

사원들의 복지환경이었다고 합니다.

근사한 에니메이션을 만들고

자신의 후계자를 키우는 것보다

더 중요한 일이

사원들이 안정된 환경에서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하는 것,

그들의 복지를 위해 노력하는 것이

곧 인간성을 지키기 위한 것...

 

이런 환경이니 좋은 에니메이션이 나올 수 밖에.

어린이집 옆에는 노인들이 머무는 공간도 함께 짓고 싶다고 했는데

<뽀뇨>라는 에니메이션을 보면

어린이집과 노인복지시설이 함께 이웃해 있는 내용이 있죠

그런 자기 꿈을 작품에도 반영하고 있구요.

 

그의 이상과 그것을 현실화해내는 모습을 보며

지금의 사회와 가정이

지나치게 결과와 성과 중심으로

사람을 대해왔다는 반성을 하게 됩니다.

 

이제는 결과보다

어른과 아이들이 좀 더 행복해질 수 있는

과정에 대해 생각하고 실천해야 할 시대가 아닐지요.

그런 노력들이 결국

성과만을 중요시했을 때보다

더 나은 결과를 나을 수도 있다는 것.

 

지브리의 존재가 그 증거인 것 같네요.

영화 속 이야기로 끝나지 않은 현실..

언젠가 한겨레 기사에서 읽은 기억이 나는데

"현재의 육아와 여성 문제를 현명하게 해결해 나가는 나라가

  많은 위기를 넘어 새로운 시대로 무사히 진입할 수 있다.."

뭐 이런 내용이었던 듯..

 

불황과 저성장시대가 장기간 이어지고

대지진과 원전의 문제로 큰 타격을 받고

정치는 점점 우익 쪽으로 넘어가는 분위기..

암울한 일본의 현재에

미야자키 하야오가 벌리는 일들은 많은 것을 시사해주고 있습니다.

 

 

그나저나

저 어린이집, 도대체 실내는 어떤 모습일까요??

저도 저기 가서 다시 유아기를 보낼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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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영희
배낭여행 중에 일본인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제결혼, 지금은 남편과 두 아이와 함께 도쿄 근교의 작은 주택에서 살고 있다. 서둘러 완성하는 삶보다 천천히, 제대로 즐기며 배우는 아날로그적인 삶과 육아를 좋아한다. 아이들이 무료로 밥을 먹는 일본의 ‘어린이식당’ 활동가로 일하며 저서로는 <아날로그로 꽃피운 슬로육아><마을육아>(공저) 가 있다.
이메일 : lindgren707@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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