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에 이어 둘째까지 왼손을 사용하기 시작했다.


아내는 아직 둘째가 확실하지 않다고 얘길 하지만

왼손으로 밥을 먹고 무거운 걸 들 때 무게중심이 왼손에 있는 것을 보니 확실하다.

아빠, 엄마가 오른손잡이인데 아이 둘 다 왼손잡이라니.

뽀뇨유현이의 할아버지와 외할머니가 왼손잡이인데 아마도 그 영향이 아닌가 싶다.

알고보니 셋째고모와 삼촌까지..


아내는 뽀뇨, 유현이가 둘 다 왼손잡이면 의지가 되어서 외롭지 않아 좋다고 이야길 하지만

왼손잡이가 어떻게 다른지 유심히 지켜본 우리 두 부부에게 왼손잡이 둘째의 탄생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


오른손잡이로 40년을 살아온 나는 왼손잡이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불편한 일인지,

어릴 때 외할머니가 왼손잡이 누나에게 억지로 오른 손을 쓰게 한 이유는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왼손을 사용해 보기로 했다.


첫 번째가 왼손으로 밥 먹기.


젓가락질부터 해야 하는데 사실 나는 오른손 젓가락질도 잘 못한다.

살면서 크게 불편한 적은 한 번도 없었지만 큰 누나 결혼할 때 사돈집에 가서 밥을 먹을 때

딱 한번 부끄러워 본 적이 있다.

아직도 젓가락질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기는 하지만 대중가요 말마따나..


젓가락질 잘 못해도 밥 잘 먹는다’.


하지만 젓가락질 방법을 잘 모르니 왼손 젓가락질을 어떻게 해야될지 아내에게 몇 번을 물어보게 된다.

묵직하게 느껴지는 젓가락,

왼손가락은 생각대로 잘 움직여지지 않는다.

자주 써야 익숙해지는데 집밖에서 이유를 설명하며 왼손으로 먹으려니 밥 먹는 속도는 더 느려진다.

오른손잡이 옆 사람과 딱 붙어서 식사할 이유는 없기에 불편함은 없겠다 싶다.

왼손 밥먹기는 아이와 동질감을 느끼는 것으로 만족.


<오른손잡이 세상에서 왼손을 쓰는 것은 감수성이 예민한 아이에게 약간의 주저함을 줄 것이다>


왼손3.jpg


이번엔 왼손 글씨쓰기.


왼손 글씨 쓰기는 글자를 새로 배우는 듯 했다.

글자 쓰는 방향이 왼쪽에서 오른쪽인데 왼손잡이는 자신이 쓴 글자를 한 글자씩 손으로 가리며 써야 한다.

자음과 모음 쓰는 획순 또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가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있기에

근본적으로 왼손잡이에게 불편하다.

아니 애초에 모든 글쓰기는 오른손잡이에 맞혀져 있다.

왼손잡이에게 가장 편한 글씨란 오른손잡이 글씨를 180도 회전한 모양,

즉 정반대 글씨인데 이는 오른손잡이인 내가 왼손잡이 흉내를 내며 내린 개인적인 결론일 뿐이다.


<왼손으로 글쓸때 가장 편한건 오른손잡이 글씨를 180도 뒤집을때였다>

왼손1.jpg


애초에 모든 **은 오른손잡이에 맞혀져 있는 세상에서

불편함을 느껴야 할 두 아이들.

알고보면 나의 누나와 와이프의 동생이 왼손잡이였는데

소리 소문 없이 오른손잡이로 전향을 하였고 이는 모두 부모나 친지의 훈육 때문이었다.


수저를 들고 연필을 드는 정도의 사용이지만

왼손이 선천적으로 발달한 사람은 오른손잡이 세상에서 손을 번쩍 들어보세요라는 선생님 말씀에

혼자 왼손을 번쩍 드는 것에 망설이기도 하고

남들이 오른쪽으로 돌며 춤을 출 때 혼자 왼쪽으로 돌며 실수를 하는 것에 주저할 것이다.


우리 사회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용인할 줄 아는 사회라면 아무런 문제가 없겠지만

안되는 것을 세부적으로 정하고 그 내에서 탄력적으로 움직이는 것조차 허용하지 않는 것을 잘 알기에

왼손사용조차도 주저함이 있다.


뽀뇨, 유현이가 살아갈 세상은 그러면 안 되기에,

왼손으로 태어났으면 왼손잡이로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기에

우리 부부는 오른손을 억지로 쓰게 하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왼손이 더 잘할 일도 많을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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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창욱
세 가지 꿈 중 하나를 이루기 위해 아내를 설득, 제주에 이주한 뽀뇨아빠. 경상도 남자와 전라도 여자가 만든 작품인 뽀뇨, 하나와 알콩달콩 살면서 언젠가 가족끼리 세계여행을 하는 소박한 꿈을 갖고 있다. 현재 제주의 농촌 마을에서 '무릉외갓집'을 운영하며 저서로 '제주에서 아이를 키운다는 것', '제주, 살아보니 어때?'를 출간했다.
이메일 : pporco25@naver.com       트위터 : pponyopap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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