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우......
아이들 잠.
설거지 완료.
세탁기 돌아가고 있음.
한 대 피우자.
저 멀리 함덕 바다에 떠 있는 오징어 어선들의 불빛을 바라보며
하루 중 가장 혼자로, 조용히, 천천히 담배를 한 대 피운다.
좋다.
담배를 반 쯤 태우고 있는데 새로운 생각들이 올라온다.
큰산에게 자유를 줘야지.
큰산은 자유를 제일 좋아하는데 내가 그걸 왜 안 줬지.
아이들은 내 평생 친구지.
내가 내 친구들을 손수 낳아 키우고 있다니.
완전 재미있는 인간들로 키워서 같이 놀아야지.
여행도 다니고, 음식도 만들어 먹고, 머리도 하고,
영화도 보고, 공연도 보고, 춤도 추고, 책도 보고, 공부도 하고.
술도 마시고, 담배도 피고, 내 친구 네 친구 불러서 같이 놀고
산책도 하고, 해수욕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명상도 하고, 남 욕도 하고.
같이 놀면서 살 내 친구들.
잘 해줘야지.
큰산과 보낼 시간도, 자식이자 친구인 두 녀석과 보낼 시간도
영원하지 않을거야.
그러니 실컷 즐겨야지.
매일을. 지금을.
내 손에 닿지 않는 정리는 과감히 포기하고 집안일은 최최최소화.
더 많이 놀자.
역시 담배님,
오늘도 이렇게 시원한 생각을 줘서 감사!
2016. 8. 6
지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