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님이 손질해서 두 마리씩 위생 봉지에 넣어 얼려주신
스무 마리 남짓한 조기 중에 네 마리를 꺼냈다.
바다가 좋아하는 조기를 구워서 같이 먹을 생각에 기분이 좋아서 웃다가
문득,
우리 시댁 참 고맙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런 풍요를 경험시켜주는 시댁
받을 생각 없이 그냥 주는 시댁
진짜 멋지다.
과연 나는 이런 부모가 될 수 있을까?
지금도 바다가 내 거 뺏어먹으면 화내고 안 뺏기려고 빨리 먹는데?
이런 베풂, 이런 사랑을 모르고 죽을 뻔도 했는데 참 고맙다.
2015. 10.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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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반대가 심했었어요.
시댁은 목회자 집안이고 저희는 6대째 가톨릭 집안이라
종교 때문에 저희 집에서 반대를 했었는데
여차 여차 마음을 돌려 아버지와 제가 춤을 추면서 입장하는 결혼식을 올렸답니다.
결혼 전에 아버님 교회가 크다는 건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풍족할 줄이야! ㅋㅋ
물질도 그렇지만 마음이 더 부자이신 분들이지 뭐예요.
시댁 생각해서라도 큰산한테 잘해야 되는데...
미안해, 여보.
어쨌든 나는 결혼 잘 한 것 같아. ㅋㅋ
바다, 하늘아 너희도 이렇게 좋은 시댁을 만나면 좋겠다. 만날 거야!
제주도 이사 준비는 전혀 안 되고 있지만 마음은 즐겁네요.
아, 빨리 가고파라~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