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0-1.jpg

 

모유 수유 280일 차

번갈아가며 젖

 

내가 짝 젖 교정을 한다고

몇 번 번갈아가며 물려서 그런지

이제는 바다가 알아서

양 쪽 젖을 번갈아가며 먹는다.

 

왼쪽 조금 빨다가

오른쪽 조금 빨다가

다시 왼쪽 빨다가

오른쪽 빨다가를

반복하는 것이다.

 

많이 졸렸던 어느 날은

왼쪽 한 번 쪽 빨고

오른쪽 한 번 쪽 빨고를

빠르게 반복하면서

정신없이 입을 돌리다가

한 젖에 정착해 잠이 들었다.

 

덕분에

양 쪽 젖의 양이 비슷해졌고

짝 젖 교정도 확실히 됐는데

이 산만한 식사 분위기를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다.

 

 

 

 300-1.jpg

 

 

모유 수유 300일 차

일단 물어

 

저녁에 목욕을 시키고 있는데

바다가 졸려하더니

바로 내 젖을 물었다.

! 씻겨야 되는데? ...

 

달래서 겨우 닦이고 나왔는데

로션을 바르는 동안

또 젖을 물었다.

! 발라야 되는데? ...

 

젖을 물린 채로 로션을 바르느라

내 몸은 땀범벅이 됐다.

 

힘들면 젖부터 물고 보는

본능에 충실한 바다.

 

본능에 충실한 건 좋은데

내가 너무 힘이 달린다.

 

바다야, 우리 이제

때와 장소를 구분할 때가

온 것 같구나.

 

엄마 좀 살려다오.

 

 

 

  • 싸이월드 공감
  • 추천
  • 인쇄
첨부
최형주
이십 대를 아낌없이 방황하고 여행하며 보냈다. 서른 살이 되던 해에 시골 대안학교로 내려가 영어교사를 하다가 남편을 만나 결혼했고 지금은 두 딸 바다, 하늘이와 함께 네 식구가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에 살고 있다. 부모님이 주신 '최형주'라는 이름을 쓰다가 '아름다운 땅'이라는 뜻의 '지아'에 부모님 성을 함께 붙인 '김최지아'로 이름을 바꾸었다. 베이비트리 생생육아에 모유수유를 하며 겪은 에피소드를 그림과 글로 표현한 ‘최형주의 젖 이야기'를 연재 완료하였다.
이메일 : vision323@hanmail.net      
블로그 : https://blog.naver.com/jamjamlife

최신글

엮인글 :
http://babytree.hani.co.kr/164807/6d6/trackback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수sort
325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오빠의 선물 imagefile [4] 신순화 2018-04-06 10455
324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조용하고 풍요롭게 지나간 2015년 3월 23일 imagefile [11] 최형주 2015-03-27 10434
323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35년 만의 미투 (me too) imagefile [12] 신순화 2018-02-21 10422
322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1층 할머니의 고추를 걷다 imagefile [1] 최형주 2015-08-31 10419
321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아이가 숨을 쉬지 않는다면? 심폐소생술 교육 체험기 imagefile [4] 케이티 2016-08-15 10417
320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사교육없이도 글쓰기 잘하는 법 imagefile [3] 윤영희 2016-08-10 10410
319 [뽀뇨아빠의 저녁이 있는 삶] 석 달간의 동거가 끝이 났다 imagefile 홍창욱 2014-10-18 10403
318 [일본 아줌마의 아날로그 육아] [부엌육아] 음식은 부모가 아이에게 건네는 제2의 언어 imagefile [5] 윤영희 2016-03-24 10401
317 [아이와 함께 차린 글 밥상] [아이책] 커다란 나무가 필요한 이유 imagefile [2] 서이슬 2017-09-20 10398
316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블랙 프라이데이, 퍼거슨, 그리고 우리 imagefile [6] 케이티 2014-12-02 10393
315 [정은주의 가슴으로 키우는 아이] 입양은 눈물의 씨앗인가 imagefile [6] 정은주 2017-04-03 10375
314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우린 언제나 새로운 노래를 부를 수 있어 imagefile [5] 신순화 2019-01-08 10365
313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빨리 자라 자라 좀! imagefile [6] 최형주 2015-09-25 10362
312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세상에 안 아픈 주사란 없다 imagefile [8] 케이티 2016-12-22 10355
311 [화순댁의 산골마을 육아 일기] 어린이 날 선물, 20년 전 나의 첫 손목시계 imagefile 안정숙 2014-05-05 10343
310 [세 아이와 세상 배우기] 우리는 서로 만나 무얼 버릴까 imagefile 신순화 2017-09-25 10329
309 [최형주의 빛나는 지금] 날 뜯어 먹고 사는 놈들 imagefile [10] 최형주 2015-03-12 10311
308 [이승준 기자의 주양육자 성장기] 장난감보다 스카치테이프 imagefile [2] 이승준 2017-01-06 10308
307 [이상한 나라의 케이티] 7주 남편 없는 하늘 아래 imagefile [2] 케이티 2015-06-01 10283
» [최형주의 젖 이야기] 번갈아가며 젖 imagefile [9] 최형주 2014-05-22 1027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