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든 하늘이를 가만히 바라본다.
얼굴을 가까이 가져가 하늘이의 호흡을 느끼고
하늘이의 호흡에 맞춰 나도 같이 숨을 쉰다.
잠들기 전이나 자고 일어나서나 놀 때나
늘 나를 찾는 바다에 비해
혼자서도 잘 자고
일어나서도 나를 잘 안 찾고
아빠가 있을 때는 엄마보다 아빠를 더 찾는 하늘이가
나는 왠지 늘 아쉽다.
잘 크고 있는 것이겠지만
오히려 더 독립적이고 안정적인 것도 같지만
나는 왠지 늘
하늘이와 못 다 나눈 사랑이 아쉽다.
요즘은 그래서 틈만 나면 하늘이에게
“하늘아, 사랑해~”라고 하고
“하늘아, 엄마 사랑해라고 말해줘~” 라고 해서
사랑을 속삭이는 시간을 가진다.
그랬더니 하늘이가 예전보다 좀 더 많이 다가오고
뽀뽀도 해주고
나를 더 많이 바라보고 웃는 것 같다.
어제는 잠든 하늘이를 안고
바다를 데리고 길을 나서면서 바다에게
“바다야, 엄마는 네가 참 좋아.”라고 했더니
품 속에 있던 하늘이가
“나는~?”이라고 해서 깜짝 놀라 내려다보니
씨익 웃으면서 졸린 눈을 조금 뜨고 있었다.
이제 막 말이 늘기 시작한 하늘이의 그 물음이
너무나 반갑고 놀랍고 사랑스러웠던 나는
“우리 하늘이도 엄마가 정말 정말 좋아하지~!”
“정말 정말 사랑하지~!”하고 말하면서
얼마나 행복했는지 모른다.
그러고 보면
태교 때부터 하늘이가 태어나기 전 까지
나는 바다와 둘만의 오롯한 사랑을 나누었고
사실 하늘이가 태어나서도 얼마 동안은
하늘이 보다 바다한테 더 마음이 가서
바다와 교감을 많이 했다.
그러니 하늘이가 바다와 똑같이 나를 대하지 않는 게
자연스러운 것일 수 있고
어쩌면 언니가 늘 엄마를 찾으니
자기 자리가 없어 보일 수도 있겠다.
열 손가락 깨물어서
안 아픈 손가락 없다는 말이 딱 맞게
나는 정말 두 녀석이 다 예쁜데
바다한테 들인 사랑과 정성 만큼을
하늘이에게도 주고 싶은데
할 일이 많고
바다가 나를 많이 찾고
내 몸은 늘 힘이 달려서
하늘이에게 줄 에너지가 충분하지 않을 때가 많다.
그래서 종종 잠든 하늘이 얼굴을 보다가
아쉬운 마음을 달래려고
얼굴 가까이에서
하늘이의 숨을 나누어 쉰다.
사랑하는 내 아기,
더 크기 전에
더 많이 사랑하고
더 많이 느끼고 싶다.
<며칠 전, 하늘이와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