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언니 집에 놀러갔다가 어두워져서 돌아오는 길.
바다를 업었다.
기분 좋게 노래를 부르며 걷다가
바다가 계속 뒤로 젖혀지는 느낌이 들어서 말했다.
"목 잡아, 목!"
그래도 목을 안 잡고 계속 뒤로 젖혀지는 것 같아서
"바다야, 목 잡아. 아유, 엄마 힘들다~ 목 잡아!"
하며 계속 목을 잡으라고 하는데
여전히 안 잡길래 조금 화가 나서
"바다야!" 하며 뒤를 돌아보니...
하앗!
자기 목을 턱! 잡고 있다.
나는 너무 웃기고 놀라서 그 자리에 서서
바다를 업은 채로 비틀거리며 한참을 웃었다.
그치, 그것도 목이지.
너 계속 그 목을 잡고 있었구나!
장하다, 우리 딸.
똑똑하다, 우리 딸.
오늘도 이렇게 웃게 해주어서 고마워!
2015.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