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
바다 허리가 평균 이상으로 굵은 건 아니다.
다만 물려준 바지를 입었던 아이들의 허리가 바다보다 얇았을 뿐.
그리고 내가 흘러내리는 바지는 입어도 조이는 바지는 못 입기 때문에
바다 바지 허리가 조금만 조인다 싶어도 안 입히는 것이다.
고무줄을 쉽게 뺄 수 있는 바지는 내가 하고
고무줄이 천과 같이 박음질되어 있어서 다 뜯어야 하는 것은 수선집에 맡겼다.
그런데 수선집에서 넣어준 고무줄이 너무 딱딱하거나 허리가 오히려 큰 것들이 있어서
내가 모두 다시 고무줄을 넣었다.
신기한 건, 얻어서 고무줄만 넣었을 뿐인데도
마치 내가 만든 옷 처럼 소중히 느껴지는 것이다.
바지 열 벌의 재탄생에 내 마음이 뜨듯하다.
2015. 1.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