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노동기구(ILO)의 자료에 따르면, 전세계 170개국 중 국가가 보장하는 유급출산휴가가 존재하지 않는 나라가 단 두 군데 있다. 어디일까? 정답은… 파푸아 뉴기니, 그리고 미국이다. 지금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이곳, 많은 경우 우리에게 ‘한국보다 이런저런 사정이 좋은 선진국’으로 여겨지는 이곳 말이다. 예전에 다른 글에도 썼던 것처럼, 이곳의 보육시설은 생후 6주 아기들부터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그 이유도 바로 이런 상황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1993년에 도입된 가족의료휴가법(Family and Medical Leave Act)은 갓 출산한 여성 또는 새로 입양된 아이를 돌보아야 하는 여성들에게 최대 12주간의 휴가를 보장하도록 하고 있지만, 이때 ‘휴가’는 유급 휴가가 아니라 무급 휴가다. 있으나마나한 이 무급휴가도 아무나 받을 수 있는 건 아니다. 50인 이상의 직원을 고용해 1년 이상 영업해온 사업장에서 과거 12개월간 근무한 시수가 1,250시간 이상인 여성만이 이 귀하디